달타냥의 명언 1 - 부부는 말도 되지 않는 이유로 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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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타냥 이야기를 좀 더 하겠다. 달타냥은 참 멋진 여자다. 그러나 달타냥은 노처녀다. 물론 달타냥은 못 생겼고 그래서 5초에 한 번 섹스를 생각하는 멍청한 남자들이 달타냥한텐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달타냥이 결혼을 못한 것은 그 이유 때문이 아니다. 못 생긴 여자도 결혼은 한다. 나는 여태까지 그런 여자 많이 봐 왔다. 달타냥의 결혼을 하지 않은 진짜 이유는 부모님 때문이었다. 달타냥의 부모님은 이혼했다. 부부가 살다보면 물론 이혼할 수도 있는 일이다. 그러나 달타냥의 부모님은 너무나도 어처구니 없는 일로 이혼을 했다. 그 일로 달타냥은 이 세상에서 가장 믿을 수 없는 사이가 부부라는 것을 확신하게 되었다. 달타냥이 중국으로 가기 전 현준은 달타냥한테 청혼을 했었는데 그 때 달타냥은 현준이의 청혼을 거절했다. 나는 현준이가 별 볼일 없는 놈이라 달타냥이 현준이의 청혼을 거절한 것이라고 짐작하고 있었다. 그러나 같이 차를 마시던 날 내가 달타냥에게 그 이유를 물어 보았을 때 달타냥의 대답은 내 예상을 빗나간 것이었다.
“사실 현준이는 꽤 괜찮은 남자야. 하지만 난 부부를 믿을 수가 없어. 온갖 어려움을 헤쳐온 부부도 말도 되지 않는 이유로 헤어지거든.”
“무슨 말이야? 그게?”
나는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물었다.
“아무래도 우리 부모님 얘기를 너한테 해 줘야 할 거 같아.”
달타냥은 앞에 놓인 컵을 들어 물을 마시고는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우리 부모님이 사랑 하나만으로 얼마나 많은 어려움을 헤쳐왔는지 아니? 결혼하기 전부터 난관의 연속이었어. 어머니는 명문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좋은 직장에 다니고 있었는데 아버지는 겨우 고등학교나 졸업했고 집안도 형편 없었거든. 당연히 어머니 집안은 어머니가 아버지와 결혼하는 것을 반대했지. 어머니의 큰오빠는 사람을 사서 아버지를 죽지 않을 정도로 패기까지 했어. 그래도 어머니에 대한 아버지의 사랑은 변하지 않았지. 어머니도 마찬가지였고. 결국 어머니와 아버지가 이겼지. 어머니 집안 식구들은 자포자기 하는 심정으로 한숨을 내 쉬면서 어머니가 아버지와 결혼하는 것을 허락했어. 안 그러면 정말 어머니가 죽을 것 같았거든. 그 때 아버지는 어머니 집안 식구들한테 지금 사업 구상을 하고 있는데 반드시 사업에 성공해서 어머니를 행복하게 해 줄 거라고 말했지. 그 땐 아무도 그 말을 믿지 않았지. 그러나 아버지는 보란 듯이 사업에 성공했고, 아버지와 어머니는 그 후로도 어려운 일이 일어날 때마다 서로 도와가며 함께 했지. 내가 대학교 2학년일 때 백혈병 선고를 받고, 두 달 후에 아버지 회사가 부도 위기를 맞았을 때도 아버지와 어머니는 그 어려움속에서 서로를 위로해 주었고 말야. 나는 그 때 이 세상에서 우리 부모님처럼 서로를 사랑하는 사람은 없을 거라는 생각을 했고, 아버지와 어머니가 정말로 존경스러웠지. 어머니 집안 식구들도 이전에 아버지와 어머니를 그렇게 떼어놓으려고 했던 자신들의 잘못을 뉘우치셨어. 아버지와 어머니의 서로를 위하는 그 진실한 사랑과 노력 때문에 거의 다 쓰러져 가던 아버지의 회사는 기적적으로 다시 회생했고, 나 또한 골수이식자가 나타나 골수 이식수술을 받아 병을 완치하고 퇴원했지. 나는 그 때 우리 가족의 앞날은 정말 행복할 거라고 생각했어. 근데 아버지와 어머니는 3개월 후에 이혼했어. 이유가 뭐였는지 아니?”
나는 그 이유가 무척 궁금했다. 그렇게 서로를 사랑하는 사람 둘을 갈라놓은 이유가 무엇인지 정말 알고 싶었다.
“어느 날 아침 아버지가 영자 신문을 보며 소리를 내며 읽고 있었거든. 근데 어머니가 그 모습을 보고는 ‘발음 좋네.’ 하고 말했지. 고등학교밖에 졸업하지 못한 사람이 의외라는 투로 말이야. 그 말에 아버지가 삐졌지. 어머니는 남자가 아무 것도 아닌 걸 가지고 삐진다고 했고, 아버지는 넌 늘 그런 식으로 날 무시했어 하고 싸우다가 헤어지게 된 거야.”
나는 놀란 눈으로 달타냥을 보았다. 달타냥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달타냥이 나한테 거짓말을 할 이유는 없었지만 정말 믿기 힘든 이야기였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나는 시간이 흐를수록 달타냥의 이야기가 조금의 과장도 없는 진실된 이야기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 동안 나는 누구와 누구가 이혼했다는 말을 수도 없이 많이 들었다. TV에서는 무슨 대단한 일이라도 되는 것처럼 심심치 않게 연예인들의 이혼소식을 빠르게 알려주었고 내 주변에서 이혼한 사람들에 대한 얘기도 많이 들었다. 그런데 그들의 이혼한 이유는 달타냥의 부모님이 이혼한 이유처럼 하나같이 말도 안되는 이유들이었다. 부부가 왜 이혼하는지를 조사한 통계만 봐도 그렇다. 통계를 보면 이혼사유 1위는 성격차이다. 성격차 때문에 이혼을 하다니 그게 어디 말이 되는가? 세상에 성격차 없는 사람이 어디 있는가? 일란성 쌍둥이도 성격차는 있기 마련이다. 달타냥의 말처럼 부부란 정말 믿을 게 못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