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웃는 여동생
여동생은 내가 가장 존경한 삼촌을 싫어했다. 이젠 여동생에 대해 정의를 내리겠다. 여동생은 여자친구 채신이 보다 훨씬 정의를 내리기 쉬운 인간이다. 여동생을 정의 내리겠다. 여동생은 언제나 바보처럼 웃고 있고, 어느 패스트푸드점에서 어느 햄버거를 어느 기간에 싸게 파는지 기가 막히게 안다는 것을 제외하곤 시체다. 현준은 대학시절에 나와 같이 여동생을 패스트푸드점에서 한 번 만난 적이 있는데 패스트푸드점을 나와 여동생과 헤어지자 나한테 말했다.
“니 동생은 참 대단한 인간인 것 같애. 내 썰렁한 농담에 그렇게 웃다니? 도대체 뭐가 그렇게 웃기다는 건지 난 도무지 모르겠어.”
내 동생한테 썰렁한 농담이나 해 댄 현준이를 이해할 순 없었지만 그 말에는 전적으로 동감했다. 여동생은 웃기지도 않은 얘기갖고 웃을 정도로 언제나 웃는 애였다. 그런 동생이 난 참 한심하다고 생각했는데 내 동생이 싫다는 데도 그 한심한 여동생을 3년동안이나 쫓아다닌 한심한 남자가 있었다. 그는 환경청에서 일했다. 나는 그 인간과 단 둘이 만난 자리에서 물었다.
“내 동생이 어디가 그렇게 마음에 들어요?”
“정연씨는 웃는 얼굴이 참 이뻐요.”
“정연이는 바보처럼 얼굴에 늘 웃음을 물고 살아요.”
“오빠 맞나요?”
“오빠라고 무작정 동생을 감싸줘서는 안 되는 거죠. 난 객관적인 입장에서 말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솔직히 내 동생은 아는 게 하나도 없어요. 아는 거라곤 어느 패스트푸드점에서 어느 햄버거를 어느 기간에 싸게 파느냐는 것 뿐이죠. 이건 진심으로 규철씨를 위해서 하는 말인데요. 내 동생 말고 다른 여자를 찾아보세요. 좀 현명한 여자로요.”
그러나 그 인간은 내가 진심으로 하는 충고를 듣지 않았고 내 동생을 계속 쫓아다녔다. 처음에 그를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던 내 동생은 그의 열렬한 구애에 마음을 바꾸고 그와 결혼했다. 둘은 지금 불행하게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