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만이 희망이라는 말에
공감하는 편이지만
사람만이 두려운 존재라는 것에도
동의하는 입장이다.
상처는 사람에 의한 것이 가장 아프고 오래간다.
때리고, 맞고, 뭐 그런 건 잘 모르겠고
행동이나 말 그리고 부담감과 무관심 등이
딱지처럼 켜켜이 쌓인다.
살다 보면
참 다양하고 많은 입장에 놓이게 되는데,
인간이 참으로 경험의 동물인지라
자신이 놓였을 법한 입장이 아니라면
도통 이해를 못한다는 게 흥미롭다.
하여
나의 상처는
63억 명의 상처와
다르다.
소통하려 하지만
번번이 실패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공통 감정을 찾아 공감한다는 착각을 하기도 하지만...
이내 다시
자기 입장으로 돌아와
내 우물을 빤히 들여다 보고 있을 뿐이다.
다시 그런 의미에서
나는 상처가 많고, 불현듯 되살아나
살아온 세월만큼 나를 아프게 한다.
내가 준 상처도 많다고 하겠지만
그걸 기억하고 아파한다면
나는 성현이 되어 있어야 한다.
언제쯤
나는 내 상처와 친해져
더 유하고, 조화로운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오늘은
이유를 알 수 없는 화가 치밀어
시력에 악영향을 미친 날이다.
가뜩이나 돋보기를 써야 하는 수준인데, 더는
화가 눈을 덮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