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메일이 오고 문자가 왔다.
저번 달에 공모전에 보냈던 게 합격했단다.
으잉? 나한테 이런 일이 한 번도 없었는데 무슨 일이지 싶었다.
응모한 1038명중에 단 2%만 합격을 했단다.
그런데 그 중에 내가 한 명이라고? 더 말이 안된다.
등단을 할 수 있단다.
작가로 대우를 받을 수 있단다.
그런데, 우스운 건, 그리고 또한 아쉬운 건-
등단 등록금이 있다고 했다.
나를 비롯해서 합격한 분들의 작품이 실릴 책 30권이 주어지고,
(알아보니 이 곳 말고 다른 곳에서는 100권이나 200권을 사도록 강요하는 곳도 있단다.)
여러 가지 혜택(물론 지금 당장은 혜택이라고 할 수도 없는)이 있다고 했다.
평생 회원으로 등록을 시켜준다는 것도 있었던 것 같다.
합격을 했다니 기분이 좋기는 했는데,
어쩐지 돈을 주고 '등단'을 사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당선금이 딱히 있는 것도 아니었고(절대 당선금을 바라고 한 건 아니었다)
대단한 문학지를 발간하는 곳도 아니었는데.
이게 다 뭔가 싶었다.
그곳도 그곳 나름대로 운영을 해야하니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다.
대부분의 지인들이 돈 주고 등단하는 건 아닌 것 같다 했지만,
다른 한 친구는 잔디 깔고 대학교 들어가는 것도 아닌데 뭐 어떠냐고 했다.
뭐 다 틀린 말들은 아니다.
뭐, 문제라면, 자존심이랄까.
그리고 아직 20대인데 벌써부터 조급하게 생각할 거 있나 싶었다.
결론은,
그냥 올해 더 좋은 일이 생기려고 이러나 보다, 라고 생각하고 말기로 했다.
뭐 어쨌거나 1000명이 넘는 지원자 중에 합격한 거 아닌가.
그러면 됐다.
아직 스스로 너무나도 부족하다고 생각하면서, 등단은 무슨-
더 열심히 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여야겠다.
(잘 하는 거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