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 이야기의 끝 * / 안재동
어느 작가의 책을 읽은 세 사람이 있었다.
한 사람은
이야기가 완전히 끝난 것이라 말했고
다른 사람은
그 다음 이야기가 분명 나올 것이라 말했지만
또 다른 사람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세 사람은 일제히 작가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작가는 중얼거리듯 입술을 오물거렸다.
한 사람은
"거 봐!"하며, 자기 말이 맞다고 말했고
다른 사람도
"들었지?"하며, 자기 말이 맞다고 말했지만
또 다른 사람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세 사람은 다시 일제히 작가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작가는 손사래치듯 힘차게 손을 흔들었다.
한 사람은 "그래도 모르겠니?"하며,
다른 사람들에게 핀잔을 주었고
다른 사람은 "이제 알겠지?"하며, 짜증을 냈고
또 다른 사람은 잘 모르겠다는 몸짓만 지었다.
세 사람 중 아무도 작가에게 직접 물어보지 않았다.
작가는 세 사람이 왜 자기를 자꾸 바라보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그런 작가와 세 사람의 독자,
그들의 결론은 무엇인지, 그 뒤
각기 어디로 가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아무도 모른다.
다만, 그들의 이야기가
어느 무명시인의 시가 되어 남아 있을 뿐이다.
그 이야기의 끝을 알 수 없고
아무에게도 읽히지 않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