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군가 나를 부르네 * / 안재동
갑자기 누군가
다정하게 부르는 소리,
님인가 했네.
돌아보니, 대숲이었네.
아니 바로 나였네.
난 늘 나를 부인하네.
노을이 지네.
무덤 같은 중산을 휘덮는
붉고 큰 수의 하나 보이네.
땅거미가 점점 짙어가네.
바람이 부네.
점점 세차게 부네.
구름이 달을 가리고
몇 줄기 별빛만
주름진 이마를 때리네.
곧 장대비라도 내릴 듯 하네.
괘념치 않고
마냥 걷고만 싶네.
또, 누군가
정답게 부르는 소리.
이젠 님이었으면 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