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는 내 슬픈 운명의 기쁨
내가 기도할 수 없을 때 기도하는 기도
내 영혼이 가난할 때 부르는 노래
모든 시인들이 죽은 뒤에 다시 쓰는 시
모든 애인들이 끝끝내 지키는 깨끗한 눈물
오늘도 나는 그대를 사랑하는 날보다
원망하는 날들이 더 많았나니
창 밖에 가난한 등불 하나 내어걸고
기다림 때문에 그대를 사랑하고
사랑하기 때문에 그대를 기다리나니
그대는 결국 침묵을 깨뜨리는 침묵
아무리 걸어가도 끝없는 새벽길
새벽 달빛 위에 앉아 있던 겨울 산
작은 나뭇가지 위에 잠들던 바다
우리가 사랑이라고 부르던 사막의 마지막 별빛
언젠가 내 가슴속 봄날에 피었던 흰 냉이꽃.
정호승님
사랑은 위안이다..
07.20
정호승 시인의 시집 <사랑하다가 죽어버려라> 중에 "사랑"이라는 제목의 시가 있습니다..^^
강가에 초승달 뜬다
연어떼 돌아오는 소리가 들린다
나그네 한 사람이 술에 취해
강가에 엎드려 있다
연어 한 마리가 나그네의 가슴에
뜨겁게 산란을 하고
고요히 숨을 거둔다.
동일 시인의 시에 대한 답장이라고 하면 알맞은 시일지 모르겠네요^^;
사랑에 대해 무한한 이해가 필요하다면 정호승 시인이 제격일 것 같습니다^^
가슴이 미어지는 절창에 이를 때마다.. 정호승 시인의 시는 한 숨 돌리고 읽고, 탄성을 뱉어내며 읽어야 하죠^^
정호승 시인의 <사랑>에 대한 다른 시.. 좋은 감상이었습니다^^
07.20
"연어 한 마리가 나그네의 가슴에
뜨겁게 산란을 하고
고요히 숨을 거둔다." 이 귀절 멋지네요^^
시온님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