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사(山寺)의 연꽃 *
안재동
달빛도 없는 밤 내내
사바세계를 연연(戀戀)다가
새벽 닭 울음, 아미에 부시어져
불타(佛陀)의 말씀 되 내이며
눈 비비는 동승
성불(成佛) 목탁 소리
대숲 흔들어 사물(四物)을 깨우고
수도승들 백팔번뇌
연못으로 몸부림치듯 침잠되며
미잔하게 물결치는 수면
이슬로 세면한 연꽃
청초롬한 모습에 반한 까치들
자꾸 기웃거리는 연못에
포근한 엄마 품에 안기는
아기처럼 달려드는 햇살
미소지으며 바라보는
한 송이 저 단아한 연꽃
가슴에 꼬옥 품으려는데
쌀쌀맞게 볼을 꼬집고 지나가는
시샘 많은 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