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의 머리향기 하나>"
들판에서,
설 익은 석류알알 볼빛같이
풋어린 미소같은 들판에서,
그대와 함께
5월의 부는 숨을
온 몸으로 반기며
짙 하얀 새의 깃털
그 얇은 끝처럼
날리어 갈 때,
나의 눈망울,
그 안의 찰랑이는
모든 것을 메우던
휘날리며 검게 춤추는
그대의 실결 같던
머릿 물살의 흔들림.
아직은 별도 눈 뜬
옅은 새벽의 노을이 피는
나의 시간속에,
이제는 시들어
그날의 검은눈물 머금은
이파리 하나 떨어지는 이 언덕에
아직, 지워지지 않고 맴돌며
휘는 솔바람에 실려와 날 감기우는,
그대의 머리향기.
그대의 그 머리향기.
그대의 그 짙은 머리향기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