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전 15분전에 일어난 일이다.
오늘은 새벽3시에 잠들어서 5시에 기상했다.
아침을 먹으려고 고시원 1층을 내려갔다. 5시라서 그런지 부엌에는 아무도 없었다. 문득 내가 제일 좋아하는 삶은 감자가 먹고 싶어졌다.다시 5층으로 올라가 얼마전에 홈플러스에서 천원에 10개 들어있는 감자 포대기에서 꺼내었다.
인터넷으로 감자를 얼마나 삶아야 하는지 봤다. 고향 집에서 감자를 삶을 때는 보통 그냥 약불로 오랫동안 두기 때문에 크게 걱정안하고 30분정도 뒀기 때문이다. 그리고 집에서는 구워먹어서 이곳에서 삶는거랑은 다르다고 생각해 인터넷을 뒤적거렸다. 그러다가 한 블로그에 20분~ 30분이라는 글을 봤다.
'아항. 쫌 오래 삶네,, 하긴 감자가 잘 안삶아지긴 하겠지.' 하고는 냄비와 감자를 들고 다시 1층으로 내려왔다.
싼 감자라서 그런지 감자가 퍼런 부분이 많았다. 그부분을 가차없이 칼로 도려내었다. 그리고 인터넷에 나온데로 감자가 잠길만큼 물을 붓고 불은 중불로 켜놓고, 다시 5층으로 올라가서 25분 타이머를 맞춰 놓았다..
근데 ..이게 화근이었다..
20분정도 지나자 뭔가 느낌이 좋질 않았다.
문을 열고 나가보니 감자가 삶아지다 못해 구워지는 냄새가 5층 복도에까지 나고 있었다. '아뿔사..'
큰일났다 싶어서 빨리 1층으로 내려갔다.
1층은 고요했다.. 감자타는 냄새만 짙게 나고 있었는데 , 그 어둠속에서 고시원 주인 아저씨가 매섭게 내쪽을 향해 바라보고 있었다..
"자네 , 제정신인가? 지금 저런걸 불 위에 올려놓고 올라가있어?? 엉??"
주인아저씨는 1층에 사는 누군가가 뭔가 타는 냄새가 난다고 해서 부엌에 가셔서 불을 끄셨다고 했다.
그리고는 아저씨는 가서 직접 봐보라며 소리를 치셨다. 그래서 잔뜩 겁먹은체 부엌에 들어가서 봤더니 , 부엌은 타는 냄새가 가득하고..냄비며 완전 감자며 새까맣게 타있었다. 그 뒤에도 아저씨에게 10분 정도 더 이야기 듣다가 착찹한 마음에 밑바닥이 새까맣게 탄 냄비를 들고 5층으로 터벅 터벅 올라왔다.
평소에 그 어떤것 보다도 감자를 굉장히 좋아하는데 , 이번에 아무튼 감자 하나 먹으려다가 큰 화재날뻔했다.
착찹한 마음에 위로받고 싶어서 친구에게 문자를 보냈더니 " 욕먹어도 싸네."
이자식이.......
아무튼 감자 하나 먹으려다가 욕만 먹고 ,,, 하...왠지 아침부터 슬프고 ,,착찹한 아침이다.
그나마 이렇게 글이라도 올리고 나니 마음이 한결 가볍다. 다음에는 감자는 집에서만 구워 먹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