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을 보았다.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쌩쌩 달려가고 있었다.
일이 10시에 마감이라서 집에 도착하면 11시 쯤이다.
평소에 빠르게 가는 길보다는 약간은 돌아가지만 주로 야경이 예쁜 강을 건너서 지나간다.
오늘도 매일처럼 그 길로 가는 중이었는데 , 다리를 건너서 좁은길로 들어서던 중, 어스름한 가로등 불빛에 뭔가가 스윽~하고 지나간다. 깜짝놀래서 자전거 브레이크를 꽉 쥐자 . 자전거 바퀴에서 쇠 긁는 소리가 비명처럼 날카로웠다.
자전거를 세우고 자세히 보았다.
아뿔사.. 뱀이었다.
어떻게 해야 할까..고민했다.. 그 길은 사람 한명이 간신히 지나갈 수 있고 자전거를 타고 가도 겨우 빠져나갈 공간이었다..
평소에 뱀을 무척이나 무서워해서 도저히 지나갈 수 없었다. 그렇다고 다시 돌아갈수도 없는 길이었다.
다시 뒤로 돌아가서 가속도를 붙여서 쌩하니 지나갈까? ..
그런 생각을 하는 와중에도 뱀은 여전히 움직였다. 뱀이 조금씩 내게 다가올때마다 공포였다.
잠시 뒤로 주춤했다.
그리고 생각했다..
뱀도 사람 냄새를 싫어한다는 말을 들은적 있다.
그래, 그냥 한번 지나가보자.. 하고 자전거 페달에 발을 올렸다.
그리고 힘껏. 정말 있는 힘껏 페달을 저었다. 소리도 함께 질렀다. "우아아아아아아악!!!!!!!!!" 밤 10시 30분쯤 정말 그러고 소리를 질렀다.
뱀 옆을 지날때쯤 뱀도 놀랬는지 갑자기 몸을 잔뜩 움츠렀다.
뱀도 놀래고..나도 놀랬다..
부디 이 다음에 지나는 사람은 뱀에 물리지 않기를....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