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
정말 생각지도 못 했어...
나 맹장수술하느라 학교를 못 가서,
친구놈보고 시간표 좀 알려달라고 했거든...
그래서 그 친구가 전화한줄 알았지 뭐야...
어리버리한 목소리도 똑같고...푸훗...
여차하면 잊을뻔 했어...
그때 형을 보낼땐 잊지말자 했는데,
잊어버리는데는 역시 세월이 약인가봐...
그래도 지금이라도 기억해내서 다행이지 뭐...
생각하면 유쾌한 기억들이 떠올라...음...
무작정 뛰쳐나와서 그 먼 수유리까지 갔었지...
형을 보고도 낯설지 않았던건,
아마 캠사진을 하도 많이 봐서일거야...쿡쿡...
그날에...그날밤에...
아마 우울한 것들을 다 떨쳐버린것 같아...
지금 내가 웃고 있는걸 보면...말이지...
우리는 정모가서도 친형제로 오해도 많이 받고 말이야...
솔직히 난 의형제를 맺고 싶을 정도였지...음...
그런데 우리 사이를 갈라놓는 한줄기 강물이 있었으니...
군대를 가야했던것이지...
뭐, 생각하면 훗날에 더 가까워질 이유가 되기도 하겠지만...
언제나 있던 채팅창에 형이 없으니,
멍청한 내가 편지쓸 생각은 안 하고 잊어버린거야...으구...
많이 지났어...
빠르게 지났어...
근데 난, 솔직히 외모는 변한게 없다?! 풉...
수술하고 못 먹어서 좀 마른것 빼고...
휴가 나왔다는데, 이런 앙상한 모습으로 마중을 가도 될지...
가서 또 무슨 얘기부터 해야할지...
뭐, 만나면 밤새 얘기하려 할텐데 별 걱정을 다하지...푸...
보고싶어...
보고말지...씨익...
-P.S-
정현이라고 불러서 아마 더 헷갈렸던 것 같다...푸...
그래도 내 이름 두자를 기억한다는건 기분이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