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껍데기의 사랑 * / 안재동
껍데기는
제 몸이 찢겨 나갈 때까지
알맹이를 보호합니다.
껍데기는
껴안고 있던 알맹이를
제 스스로
버리지도 떠나지도 않지요.
그러면서도
껍데기는 알맹이에게
생색내거나
잘난 체 하지도 않고
아무런 대가도
기대하지 않습니다.
껍데기는
자신이 힘들거나 속상하다고
알맹이를 괴롭히는 일조차
절대 없지요.
나는 지금까지
껍데기 같은 사랑 한 번
해 본 적 있었던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