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껍데기의 맛 * / 안재동
아마 70년대 초반 무렵이 아니었을까 합니다.
삼시 세 끼 밥, 그것도 꽁보리밥도 제대로
못 먹는 때가 많았지요.
과자래야, 알록달록 물들여진
큼지막한 알사탕들이 주종을 이루었지만
그것도 평상시엔
한 알조차 먹어보기 참 힘들었지요.
그땐 돼지 껍데기로 만들었다는,
씹으면 꼬들꼬들한 과자도 있었답니다.
나는 그때의 그 참 맛있던 돼지 껍데기 과자 맛을
아직 기억합니다.
과일은 또 어떤가요.
사람들은 대부분 사과, 배, 감 등등
과일들의 껍데기를 벗기고 먹지요.
껍데기에
영양분과 당분이 축적되어 있다는 데도요.
어린 시절, 먹을 것 귀할 땐
과일의 껍데기도 다 먹어치웠지요.
소나무의 껍데기는 또 어떻습니까.
우리 할아버지와 아버지 세대,
서민들이 배고픔에 굶주리던 보릿고개 시절엔
소나무의 껍데기가 인기였다 합니다.
사람들은
배부를 땐 껍데기는 본체만체하고
굶주릴 땐 껍데기를 꼭 찾게 되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