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궁금증 * / 안재동
내가 못 열면 네가 열고
네가 못 열면 내가 열어야만 하는, 막상
열고나면 후회하게될 판도라의 상자처럼
틈만 나면 자꾸만 궁금해지는 그 무엇들.
지난주 산 로또복권 당첨여부와
샌디에이고팀 박찬호 투수의 등판 결과와
TV 9시뉴스 첫머리를 연일 장식하는
정치권 비리 수사결과와
갈등의 절정기에 접어든 주말드라마의
결말과 주가변동 소식과
때론 다음날 비가 올지 말지와
직장의 인사발령 정보나 지인의 안부까지.
궁금하지 않은 것 만큼 허전한 일도 없다.
무언가가 궁금하지 않을 땐 그것이
왜 궁금하지 않은지가 또한 궁금하다.
긁으면 시원하지만 긁을수록 가려워지고
봄날 새싹처럼 자꾸만 새롭게 돋아나는
아토피성 피부염 같은 궁금증.
매일 특종뉴스를 보도하는 TV와 일간신문들.
매주 빅 이슈를 발표하는 주간지들과
대박뉴스를 끝없이 생산하는 월간지들.
아토피와 그 치료약의 제조기 같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