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정문앞에 도착하자 또또는 바라을 딱 멈췄다. 문이 특이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다녔던 학교 정문은 훌륭한 콘크리트 기둥으로 되어 있었고 학교 이름도 크게 써 있었다. 그런데 이 새 학교의 문은 자그마한 나무로, 잎사귀까지 나있었다.
"땅에서 솟아난 문이에요, 엄마!"
정신없이 문을 살피며 또또가 계속 말했다.
"저 문은 분명히 점 점 자라서 전봇대보다 더 높아질 거예요."
확실히 교문의 두 기둥은 뿌리가 나있는 나무였다. 또또는 더욱 바짝 다가가 고개를 비스듬히 하였다. 나무에 매달려 있는 학교의 이름을 보기 위해서였다. 바람때문인지 학교 간판이 비스듬히 걸려 있었다.
☆★전차 국민학교☆★
또또는 고개를 비스듬히 한 채로 간판을 읽었다.
'전차 국민 학교?'
또또가 막 엄마에게 그뜻을 물어 보려고 할 때였다.문틈 사이로 뭔가 언뜻 보이는 게 있었다. 또또는 몸을 굽히고 문틈으로 머리를 넣었다.
"아!"
또또는 자기도 모르게 탄성을 질렀다.
"엄마, 저거 진짜 전차야? 저기 운동장에 있는거."
달리지 않는 진짜 전차 여섯대가 운동장 한가운데에 나란히 서 있었다.그 전차들은 실제로 교실로 쓰이고 있는 것이었다. 또또는 꿈만같았다.
전차교실!
전차의 창이 아침햇살을 받아서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황홀한 듯 바라보고 있는 또또의 뺨 또한 생기있게 빛나고 있었다.
또또는 "와아!" 소리를 지르며 전차 교실쪽으로 달려갔다.
"엄마 빨리와요 움직이지 않는 이 전차를 타봐요."
엄마도 놀라서 덩달아 뛰었다. 원래 농구 선수였던 엄마는 또또보다 훨씬 빨랐다. 또또가 막 교실문을 열려는 순간 엄마는 또또의 치맛자락을 잡았다.
"안 돼! 이 전차는 이 학교의 교실이고, 넌 아직 이 학교 학생이 아니잖아. 만약 이 전차에 타고 싶으면 곧 만나 뵐 교장 선생님께 잘 말씀 드려야해. 그래야 이 학교에 다닐수 있으니까. 알겠니?"
또또는 지금 당장 탈 수 없다는 것이 여간 섭섭하지 않았다. 하지만 엄마 말씀대로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크게 대답했다.
"예"
그리고 급히 덧붙였다.
"저, 이학교가 정말 마음에 쏙 들어요."
'네가 마음에 드는 것보다 교장 선생님이 너를 받아 주실 지가 문제란다.'
엄마는 이렇게 말하고 싶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또또의 치마대신 얼른 손을 잠고는 교장실 쪽으로 걸었다.
전차안은 조용했다. 첫째 시간 수어빙 시작된 모양이다. 별로 넓지 않은 교정 주변에는 담 대신에 여러 종류의 나무가 심어져 있었다. 그리고 주변의 작은 화단에는빨강, 노랑등 갖가지 꽃들이 아름답게 피어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