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
아무말 말고 오세요
잠시 머물다 가는 세상 아닌가요
그대의 몸짓은 바람 속에서 늘 위태롭지만
그래도 깨끗한 마음 한 자락 보고파서
겨울이 들면서부터 기다려왔답니다
오세요, 말없이 내 빈 뜨락에
내려와 잠시라도 우리 함께 울어요
아직 껴안을 것 많은 우리들의 地上에서
그 많은 아픔들 한번쯤 보듬다가
때가 오면 또 말없이 우리 길을 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