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빈 지갑속의 바다
꾸깃꾸깃한 종이 쪼가리 하나없는
나의 빈 지갑속에
오래된 작은 꽃잎이 들어온다
누구의 것인지도 어디서 왔는지도 모르는
꽃잎은 미세한 바다가 되어
나의 빈 지갑속을
나의 빈 가슴속을
촉촉히 채워준다
지갑을 열어 나는
그 작은 바다를 구경한다
고요히 여린 물살이
빈 지갑속을 살짝살짝치는 작은 바다를....
이제 바다는 나의 지갑속에서
바람처럼 살랑살랑 흐르다가
세상의 발목까지 가득차
나의 마음속으로 스며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