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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여름속의 겨울... 스위스 융프라우

     날짜 : 2004년 06월 20일 (일) 5:57:05 오후     조회 : 7404      
여름속의 겨울... 스위스 융프라우
(www.freeism.net)

톱니바퀴로 올라가는 기차스위스 여행의 백미, 알프스 산을 오른다.
인터라켄 동역에서 등산열차를 타고 넓은 초원과 다양한 ‘하이디’가 살고 있을 예쁘장한 집들을 지나 라우터브룬넨에 도착한다. 다시 기차를 갈아타고 클라이네 샤이데크로 향한다.
갑자기 급해진 경사로를 톱니로 맞물린 바퀴를 털털거리며 올라간다. 고도가 높아질수록 귀는 멍해지지만 눈앞의 경치는 화려함을 더해간다. 더군다나 점점 내려가는 기온은 푸른 하늘과 녹색 초원을 더욱 시원스럽게 만든다.

그리고 산지에 난 오솔길로 트레킹을 즐기는 사람들도 보인다. 흐르는 땀과 이를 식혀주는 산바람의 시원함, 그 속을 돌멩이 하나하나, 들풀 하나하나 음미하며 걷는 느낌이란 ‘문명’을 타고 오르는 맛과는 비교도 할 수 없으리라. 부러운 눈으로 그들 표정 속에 묻어있는 흥겨움을 본다.

희끗희끗 녹지 않고 쌓여있는 눈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클라이네 샤이데크에서 마지막으로 기차를 갈아타고 만년설 아래로 뚫린 바위 동굴 속으로 들어간다. 20도 이상의 가파른 철길을 천천히 올라간다. 몇 개의 휴게실을 통해 동굴 바깥의 설경을 감상할 수도 있다.
하얀 얼음 아래 검은 바위동굴이라... 인간의 노력과 건축기술 덕분이라곤 하지만 극과 극의 환경이 공존한다는 게 조금은 아이러니하다.

그렇게 올라 드디어 ‘유럽의 꼭대기(Top Of Europe, 3454m)’라고 하는 융프라우요흐(역)에 도착했다.
역사에 위치한 홀은 이미 사람들로 만원이다. 커다란 유리를 통해 비치는 알프스를 배경으로 대부분의 한국인들이 컵라면을 먹고 있다. 우리도 그 대열에 섞여 일본산 컵라면을 후딱 해치우지만... ‘국민라면’에 대해 조금 아쉬운 감도 든다.
“싹-다 한국 사람이네. NS사(^^)에서 조금만 신경 써도 신(莘)으로 갈아 업는 건 시간문젤 텐데...”

눈부신 알프스의 설경


든든한 배를 ‘동동’ 흔들며 출구를 통해 밖으로 나온다. 너나 할 것 없이 준비한 선글라스를 쓰고 설레는 마음으로 눈을 밟는다. 호기심에 선글라스를 살짝 벗어보지만 하늘과 눈의 강열한 빛에 눈을 뜰 수가 없다. 마치 하얀색 꿈을 꾸는 듯한 느낌이었다. 뽀드득 뽀드득, 한여름에 눈 속을 걸으며 이번 여행으로 찌든 열기를 식힌다.
또한 우리 몇몇은 조그맣게 만들어 놓은 눈썰매장에서 눈썰매를 탄다. 조그마한 코스였지만 한여름에 즐기는 고산에서의 겨울 놀이인지라 몇 번이고 내달린다.
“윳-후~ 달려~”

설경 속 사람들그리고 실내로 돌아온 우리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스핑크스 전망대로 오른다.
융프라우(4158m)를 중심으로 장엄하게 펼쳐진 알프스와 함께 하얀 설경 속, 개미처럼 작아진 사람들의 모습이 보인다.
산을 덮은 눈은 언제라도 퍼먹을 수 있는 아이스크림처럼 부드럽게 빛나면서도 한편으론 끝을 알 수 없는 크레바스와 모든 것을 순식간에 덮쳐버리는 눈사태도 함께 준비하고 있다.
아름답고, 신비롭지만 그 끝을 알 수 없기에 더없이 무서운 자연, 어쩌면 이런 경외감 때문에 자신의 목숨을 걸고서라도 자연을 탐험하는 것이 아닐까...

중앙 홀로 돌아오면서 만년설을 뚫어 만든 얼음동굴을 구경한다. 바닥, 천정, 벽이 온통 새하얀 터널인지라 영화에서나 봐온 ‘천국으로 가는 길’처럼 보인다.
어쩌면 물이라는 공간 속에 ‘둥’ 떠있다는 표현이 맞으리라. 허공을 뚫고 얼음벽을 잡고 미끄러지듯 달려 나간다. 손에 맺힌 차가운 물방울이 시원하다.

아이거 북벽하산하는 길에는 아이거(3970m) 북벽의 준엄한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세계 3대 절벽 중의 하나로 그 수려한 경치와 함께 암벽등반으로 유명한 곳이다. 깎아지는 듯한 절벽이 가히 압권이다.
밑에서 올려다볼 뿐인데도, 북한산 암릉을 오를 때의 그 ‘아찔함’이 되살아나는 듯 하다. 하지만 이상한 것은 기회와 능력만 된다면 이 북벽도 ‘기어서’ 넘고 싶다는, 일종의 오기도 생겨난다.

그린델발트를 거쳐 인터라켄으로 되돌아온 우리는 국경을 넘어 이탈리아의 밀라노로 향했다.
하지만 조카 한명이 면세를 위해 잠시 내린다는 것이 기차를 놓치는 바람에 우리 일행과 떨어져 빈손으로 스위스에 남게 되었다. 다행히 여권도 없는 상황에서 ‘밀입국’으로 밀라노까지 무사히 왔었지만, 한동안 걱정과 죄책감으로 안절부절못했었던 기억이 난다.
지금 와서 생각하면 융프라우와 함께 모두 재밌는 기억으로 남는다.

(www.freeis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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