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랬었다.
뒤돌아 생각해보면.
그 순간 항상 나는 누구보다 진지했었고 최선을 다했었다.
내 현실이 따라주지 않을때에도
극복할 수 있을거라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고
내가 놓지 않으면 언젠가는 그 희망이 현실이 될거라고
믿었다.
그렇게 열심히 그 믿음을 간직했었다.
그리고 그 믿음만 간직했었다.
병신처럼...
내가 웃으며 지나쳐버린 말들.
일상 속에서 보여주던 그 사람의 웃음과 행동.
그것 하나하나에도 수 많은 의미가 담겨있음을 그당시 나는
전혀 눈치채지 못했었다.
내가 사랑한다고 고백했을 때
그때의 나는 정말 그 사람에게 사랑을 고백했었다.
그랬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니 나는 그 사람보다 내 자신을
더 사랑했었다.
그 고백들은 나를 위한 것이었다.
소소한 추억.
지금은 나에게도 추억이 되었던 그 시절의 작은 일들이
그때의 나에게는 그녀를 내 곁에 두기 위한 하나의
과정과 수단이었을 뿐이었다.
그 사람처럼 나 역시 그때에 그 모든것들을 소중한 추억거리로
생각하며 조금 더 아끼고 소중하게 여길 수 있었더라면
적어도 지금 나에게 추억이 된 그 기억들이
아프지는 않았을텐데...
몸도 마음도 다 자라 어느새 성인이 되었다고 생각했던
그때의 난...
정말 철없는 어린아이에 불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