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똥 떨어진 옥천, 참하 꿈엔들 잊힐리야
15일부터 3일간 충북 옥천에서 지용제 열려
별 똥
정지용
별똥 떨어진 곳,
마음해 두었다
다음날 가보려,
벼르다 벼르다
인젠 다 자랐오.
15일부터 3일간 충북 옥천에서 지용제가 열립니다. 평소 시에 관심 없던 사람이라도 정지용의 시인의 <향수> 한 구절, ‘그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리야’를 모르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만큼 정지용 시인의 뛰어난 묘사력과 시적 감성은 많은 이들의 가슴에 잔잔히, 그러나 단단히 새겨져 오랜 세월 우리네 삶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정지용의 또 다른 시 <별 똥>을 읊으니 곧 있을 지용제 생각부터 납니다. 정지용 시인의 생가가 있는 충북 옥천은 아마 벌써부터 문학축제 준비로 분주할테지요. 바쁘다는 핑계로 한해, 한해 미루다 보니 벌써 지용제는 22살이나 나이를 먹었고, 저는 다 자라 버렸습니다. 그래서 <별 똥>의 ‘벼르다 벼르다 인제 다 자랐오’는 마치 제 속마음과 같습니다.
더 이상 미루지 말아야겠단 생각에 주섬주섬 가방을 챙겨봅니다. 정지용 전집도 넣었다가 시인의 생가라도 마주하면 시심이라도 튀어나올까 싶어 빳빳한 노트도 한 권 챙겨봅니다. 출발은 서울역에서 8시랍니다. ‘문학테마열차’라는 이름을 가진 9량의 기차 한 대는 오롯이 지용제 참가자를 위해서만 출발한다고 하니 마치 시간탐험이라도 하는 듯 마음이 두근두근합니다.
우리나라 문학축제 중 가장 오랜 세월을 품고 있는 지용제는 그 찬란한 전통만큼이나 내실있습니다. 백일장, 지용문학포럼, 가족시낭송회, 향수음악회, 생가 및 문학관 방문 등의 프로그램이 알차게 준비되어 있어 입맛에 맞게 즐겨보는 것도 좋겠단 생각이 듭니다.
문학축제라지만 지용제는 비단 문학인만을 위한 자리는 아닙니다. 잊혀진 감성을 찾고 싶은 현대인에게, 봄날의 추억을 만들고픈 가족들에게, 문인의 영혼과 삶을 들여다보고픈 호기심 많은 젊은이들에게 지용제의 문은 한없이 열려있습니다. 서울로 돌아오는 기차에서는 시노래 공연까지 펼쳐진다니 한나절이 ‘별똥’만큼 반짝반짝거릴테지요. 그러니 ‘그곳이 참하 꾼엔들 잊힐리야’ 하겠습니까.
※ 문학테마열차는 왕복 교통편과 생가 마을 주민들이 제공하는 점심 식사, 기념품과 농산물 교환권, 저녁식사를 포함해 참가비는 5만 원입니다. 신청은 12일까지 문학사랑(02-2266-2132) 또는 www.paradisetnl.co.kr으로 하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