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월엔 저 멀리 내다보이는
한강의 물줄기처럼 은빛으로,
잔잔하고 소리없이 흐르고 흘러
너의 발길에 닿을 수만 있다면.
약간은 차갑지만 촐랑거리거나
드세게 불지 않는 바람.
쑥부쟁이꽃 드문드문 핀
어느 들녘에나 쪼그려 앉아
너를 한없이 바라볼 수만 있다면.
붉으락누르락
원색으로 타오르는 나무들처럼
그리움으로 꽉 차오르는 마음을
한 점 숨김없고 부끄럼없이
토해낼 수만 있다면.
어느덧
서쪽 야산 너머로 떨어지는 해.
핏빛 노을에 놀란
철새 무리들마냥 후드득!
점점 어슬어슬해져 가는
희멀건 하늘 가로질러, 너와
어디론가 날아갈 수만 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