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자들을 위한 칼릴 지브란의 영혼의 잠언> + 보상을 받는 것이 종교의 목표라면, 애국심을 갖는 것이 결국 자신을 위한 것이라면, 그리고 교육을 받는 것이 개인의 풍요를 추구하기 위한 것이라면, 나는 신앙도 애국심도 갖지 않겠다. 그리고 무식한 채로 살고 싶다. + 영혼이라는 불꽃의 재는 육체이다. + 하느님은 우리에게 영혼을 위한 성전으로 육체를 주셨다. + 무지한 사람들이 육신과 마찬가지로 영혼도 사라지는 것이라고 말한다면, 오 마음이여, 꽃은 사라져도 씨앗은 남는다고 대답하라. 이것이 하느님의 법이다. + 하느님은 우리의 영혼에 천사를 보내 빛나는 길로 우리를 인도하신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그들 마음속에 그 길이 있음을 알지 못하고 밖에서만 찾는다. + 하느님은 당신의 영혼에 날개를 달아 자유와 사랑의 드넓은 하늘을 날게끔 해주셨다. 스스로의 두 손으로 그 날개를 부러뜨려 당신의 영혼에 상처를 주고 땅 위의 벌레처럼 기어다닌다면 얼마나 가엾겠는가. + 하느님은 당신 가슴속에 지식과 아름다움으로 타오르는 불꽃을 심어주셨다. 그 불꽃을 꺼뜨려 재로 만드는 것은 죄악이다. + 눈과 귀가 없다면, 빛과 소리란 우주의 혼돈과 맥박 이외에 아무것도 아닐 것이다. 당신이 사랑할 수 있는 영혼이 없다면, 당신은 바람에 흩어져 휘날리는 작은 먼지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 새는 인간에게 없는 명예를 누리고 있다. 인간은 스스로 짠 법과 관습의 덫 속에서 산다. 그러나 새는 지구가 태양 둘레를 돌게 만든 하느님의 자연법에 따라 산다. + 깨우침에 있어 인간은 맨 처음 과학적 사실에서 출발하여 논리로, 그리고 감정과 영혼을 거쳐서 신에게 이르는 단계를 밟는다. + 수많은 영혼들이 뒤엉켜 울부짖을 때 기도란 하느님의 왕좌로 가는 길을 열어주는 마음의 노래이다. + 어떤 사람들의 영혼은 칠판과도 같다. 시간이 써놓았지만 젖은 스펀지로 곧 지워지고 말 부호·규칙들이 가득한. + 영적인 인간이란 세상의 온갖 일들을 체함하고 나서 그것들에 항거하는 인간이다. + 어떤 사람들은 정직하여 당신의 물건을 훔치지는 않지만, 당신의 영혼에 괴로움을 끼치는 일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 느끼지 못한다. + 진리란 인간 안에 있는 하느님의 의지와 목적이다. 진리를 위한 사명의 길을 따라 나는 걸을 것이다. + 진리는 영감에서 나온다. 분석과 논쟁은 우리를 진리로부터 멀어지게 할 뿐이다. + 하느님은 진리에 여러 개의 문을 달아두셨다. 그 문을 두드리는 모든 사람들을 반기시려고. + 진리의 길에 서 있으면 박해도 그를 다치게 할 수 없고 억압도 그를 무너뜨리지 못한다. 소크라테스는 독이 든 잔을 마실 때도 웃음을 띠었고, 스테파노는 돌에 맞아죽을 때에도 미소를 잃지 않았다. 우리는 양심을 부정하고 배신할 때 진실로 죽음을 맞이한다. + 지옥에 대한 두려움이 바로 지옥이며, 천국을 향한 갈망이 곧 천국이다. + 악마를 두려워하는 것은 하느님을 의심하는 한 가지 방법이다. + 심리적 억압과 종교적 금욕은 자유 분방한 것보다 훨씬 더 해롭다. + 과학과 종교는 완전히 일치하나, 과학과 신앙은 완전히 어긋난다. + 땅에 뿌려진 씨에서 인간이 태양의 연민을 느낄 수 있게 되었을 때, 종교는 발생하였다. + 순례의 길을 떠난다면,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아름다운 모든 것들을 느끼게 되리라. + 인성(人性)이란 밖에서는 둘이고 안에서는 하나인 신성(神性)이다. + 정의는 인간의 가슴에 가깝지만, 자비는 하느님의 가슴에 가깝다. + 예언이란 바로 나무에 열매가 맺힌다는 사실을 말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이러한 깨달음은 삶의 총체성을 알게 되는 것과 같다. + 예수에 대한 생각에 잠길 때면 나는 언제나 맨 처음 구유 속에서 어머니인 마리아를 바라보던 그 모습과, 마지막으로 십자가에 매달려 마리아의 눈길을 내려다보던 그 모습이 떠오른다. + 언어·정부·종교는 인간의 찬란한 삶이 걸어가는 길가에서 피어오르는 황금빛 먼지로 이루어진다. + 믿음이란 마음속에 있는 지식이다. 결코 증명할 수 없는. + 믿음은 경험보다도 훨씬 더 빨리 진실을 움켜쥘 수 있다. + 믿음과 실천은 서로 다른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바다처럼 넘치는 예기를 쏟아내지만 그들은 삶은 썩은 늪에 다름없다. 산꼭대기에서 머리를 하늘로 치켜세우지만 그들의 영혼은 어두운 동굴의 벽에 매달려 있다. + 그는 돈을 벌기 위해 복음서를 이용한 배교자, 칼 대신 십자가를 이용한 위선자, 양의 탈을 쓴 늑대이며, 성자보다도 식탁을 더욱 더 숭배하는 탐욕스런 인간, 길가에 굴러다니는 동전에서 머나먼 땅에 이르기까지 뒤쫓아 다니는 황금에 눈먼 인간, 과부와 고아에게서 물건을 빼앗는 사기꾼이다. 그는 독수리의 부리와 호랑이의 발톱, 하이에나의 이, 독사의 이빨을 가진 괴물이다. * 칼릴 지브란(Khalil Gibran,, 레바논 태생 시인이며 철학자, 1883-1931) ** 엮은이: 정연복 / 한국기독교연구소 편집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