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피곤할 때 성경이 나의 침대가 되고,
내가 어둠 속에 있을 때 성경이 나의 빛이 되고,
내가 굶주릴 때 성경이 나의 떡이 되고,
내가 무서울 때 성경이 나의 갑옷이요,
내가 병들었을 때 성경이 나를 고쳐 주는 양약이 되며,
내가 적막할 때 성경에서 많은 친구를 찾는다.
내가 일할 때 성경이 나의 도구요,
내가 놀 때 성경이 나의 즐거운 풍류다.
내가 무식할 때 성경이 나의 학교요,
내가 추락할 때 성경이 나의 굳은 땅이다.
내가 추울 때 성경이 나에게 온기가 되며,
내가 떠오를 때 성경이 나의 날개다.
성경은 나의 지도자, 의복, 피난처,
꽃동산, 태양, 샘물, 신선한 공기다.
위대한 책이여!
위대한 책이여!
(작자 미상)
+ 성경은 살아 있다
성경은 살아 있다.
그래서 나에게 말한다.
성경은 발이 있다.
그러므로 나를 따라온다.
성경은 손이 있다.
그래서 나를 붙들어준다.
(마틴 루터·독일 종교개혁가, 1483-1546)
+ 성경의 귀중함을 노래하는 시
피로할 때 성경은 나의 침상이 되고
어두울 때 성경은 나의 불빛이 되네
주릴 때에 성경은 나의 만나가 되고
두려울 때 성경은 나의 무기가 되네
일할 때 성경은 나의 연장이 되고
찬미할 때 성경은 나의 악기가 되네
무지할 때 성경은 나의 교실이 되고
실족할 때 성경은 나의 반석이 되네
위험할 때 성경은 나의 보호가 되고
세상 뜰 때 성경은 나의 천국이 되리
외로울 때 성경은 나의 친구가 되네
(작자 미상)
+ 어머니의 언더라인
유품으로는 그것뿐이다
붉은 언더라인이 그어진
우리 어머니의 성경책
가난과 인내와 기도로 일생을 보내신 어머니는
금잔디를 덮고 양지바른 곳에 잠드셨다
오늘은 가배절(嘉俳節)
흐르는 달빛에 산천이 젖었는데
이 세상에 남기신 어머님의 유품은
그것뿐이다
가죽으로 장정된
모서리마다 헐어버린 말씀의 책
어머니가 그어놓으신 붉은 언더라인은
당신의 신앙을 위한 것이지만
오늘은 이순(耳順)의 아들을 깨우치고
당신을 통하여
지고하신 분을 뵙게 한다
어두운 밤에 읽는 어머니의 붉은 언더라인
당신의 신앙이
지팡이가 되어 더듬거리며 따라가는 길에
내 안에 울리는
어머니의 기도소리
(박목월·시인, 1916-1978)
+ 우리 할머니
자나깨나 할머니는
성경책만 읽으신다.
감자밭 감자 캐듯
책 이랑을 더듬으며
굵다란
감자알 같은
굵은 말씀 캐내신다.
가다가는 한번씩
그 이랑 되돌아가
이삭 감자 주어내듯
놓친 말씀 다시 줍고
마음의
광주리 찬 듯
눈을 지긋 감으신다.
(서재환·시인, 1961-)
+ 가난한 유산
너희들에게
내가
죽어서
남길 유산은
부동산도 아니고
그 흔한
금은 보화들도 아니고
묵묵히 가난 속에도 함께하신
그분의 음성이 담긴
귀중한 성경책이요
(심홍섭·시인)
+ 성서와 함께
성서와 함께
기도하는 마음으로
하루의 문을 엽니다
내가 하고 싶은 모든 말이
갈피마다 살아 있고
내가 듣고 싶은 주님의 음성이
가장 가까이 들려오는 생명의 책에서
살아갈 힘을 얻습니다
읽으면 읽을수록
메마른 내 가슴에
맑은 물이 고여 오는
성서와 함께
기뻐하는 마음으로
매일을 사노라면
기쁨은 또 기쁨을 낳아
나의 삶을 축제이게 합니다
성서 안에 살아 있는
많은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다가
나는 문득 삶의 지혜를 깨우치게 되고
넓은 세상을 바로 보게 됩니다
읽으면 읽을수록
차가운 내 마음에
따스한 물이 고여 오는
성서와 함께
사랑하는 마음으로
이웃을 대하노라면
사랑은 또 사랑을 낳아
나의 삶을 사랑이게 합니다
하느님과 이웃과
나를 깊이 들여다보는 은총의 거울
성서와 함께
언제나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루의 문을 닫습니다
(이해인·수녀 시인, 1945-)
+ 어머니의 성경책
우리 집 책장엔
어머니가 읽으시던 오래된 성경책 한 권이 있다
한 장 한 장 침을 발라넘기시던
어머니의 입김이 서려있는.
주의 종 잘 섬겨라
절대 교만해서는 안 된다
겸손해라.
예수 사랑으로,
예수 사랑으로 시어머니 네가 모시도록 하여라
지금 와서 생각하니
참 잘했다
한 마리 학처럼 하늘 길 가시는 두 분 모습에서
위로를 받았고
난, 어머니 말씀에 순종했던 효녀였다
소천 하시던 전날까지
어머니 머리맡을 떠나지 않았던
오래된 성경책
지금도 성경책 안에서 어머니 음성이 들려온다
'삶의 목적을 이웃사랑에 두어라'
(김귀녀·시인, 19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