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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시 모음> 박인혜의 '찻잔 속으로' 외

     날짜 : 2013년 05월 31일 (금) 12:33:04 오후     조회 : 2378      

<차 시 모음> 박인혜의 '찻잔 속으로' 외

+ 찻잔 속으로

달빛 젖는 깊은 밤
낙엽 굴리는 바람 소리에
귀 기울이며
차를 달인다

온갖 시름 녹여가며
잔잔히 만들어낸
차 한 잔

마음을 적시며
내게로 다가와
벗이 된다  
(박인혜·시인, 1961-)


+ 찻잔 앞에서

저토록 끓는 속
하고픈 말은 무얼까

아린 날의 기억들 낱낱이 불러내며
비등점 거슬러 오른 민트향이 떨고 있다

젖은 꽃잎도 씨방을 부풀리는 날
오지 않을 너를 그리며 마실 이 없는 잔을 채운다

감싸 쥔 찻잔에 고여
홀씨가 된
그 이름
(황영숙·교사 시인, 1953-)


+ 따뜻한 찻잔

맨살에 손을 댔는데 참 따뜻하다
한 손으로 아래를 받치고
한 손을 둥글게 감싸 살에 대는 순간
손바닥 전체를 가득하게 밀고 들어오는 온기
오래오래 사랑스러운 사람은
뜨거운 사람이 아니라
따뜻한 사람이다
아침부터 희끗희끗 눈발 치는데
두 손 감싸 뿌듯하게 살을 만지고 있다가
공손히 입술을 대는 순간
가만히 눈이 감긴다
몸이 속 깊은 곳에서부터
스르르 녹아내리는
한 잔의 밀애密愛
(도종환·시인, 1954-)


+ 설록차를 마시는 때
  
생활을 눈 따악 감고
구름 되어 흐르고만 싶을 때

설록차 한 잔 물에
구름 띄워 마셔본다

맛없음의 참맛이야말로
부처님 미소로 데려가주는 듯

더는 못 참겠다
깜박 넋이 나가려는 때

한 모금 설록차를
두 모금에 나눠 마신다

그 사이 부딪치는 찻잔소리
타일러주는 드맑은 음성

잔 안에 가두어지는가
그리움아 섧은 꿈아

차가운 흰눈의 빛깔
백설의 향기와 함께

폐허를 어루만지듯
늘 내 마음에 찰랑거려라.
(유안진·시인, 1941-)


+ 지나치지 않음에 대하여
        
한 잔의 차를 마시며
지나치지 않음을 생각한다.
아침 신문도 우울했다.
지나친 속력과
지나친 욕심과
지나친 신념을 바라보며
우울한 아침,
한 잔의 차는
지나치지 않음을 생각케한다.
손바닥 그득히 전해오는
지나치지 않은 찻잔의 온기
가까이 다가가야 맡을 수 있는
향기의 아름다움을 생각한다.
지나친 세상의 어지러움을 끓여
차 한 잔을 마시며
탁하지도 화려하지도 않은
세상의 빛깔과
어디 한 군데도 모나지 않은
세상살이의 맛을 생각한다.
(박상천·시인, 1955-)


+ 차 한 잔

수종사 차방에 앉아서
소리 없이 남한강 북한강의 결합을 바라보는 일,
차통(茶桶)에서 마른 찻잎 덜어낼 때
귓밥처럼 쌓여 있던 잡음도 지워가는 일,
너무 뜨겁지도 않게 너무 차갑지도 않게
숙우(熟盂)에 마음 식혀내는 일,
빗소리와 그 사이 떠돌던 풍경소리도
타관(茶罐) 안에서 은은하게 우려내는 일,
차를 따르며 졸졸 물소리
마음의 먼지도 씻어내는 일,
깨끗하게 씻길 때까지 몇 번이고
찻물 어두운 내장 속에 흘려보내는 일,
퇴수기(退水器)에 찻잔을 헹구듯
입술의 헛된 말도 남은 찻물에 소독하고
다시 한번 먼 강 바라보는 일,
나는 오늘 수종사에 앉아
침묵을 배운다
(길상호·시인, 1973년 충남 논산 출생)


+ 찻물이 끓는 동안

찻물을 끓이면
거역할 수 없는 세월의 뒤안길에 서 있는
나의 모습이 보인다

순간은 찰나보다 더 영원한 것
아득한 시간의 굴레 속에서
오늘도 꽃 한 송이 피워내는 아름다운 사람아

찻물이 끓는 동안
보글보글 상념의 실타래도 풀려나가고
하얀 김이 모락모락 뿜어져 나오면
하루의 피곤을 가늠하며 찻물을 따른다

아, 나는 얼마나 먼길을 돌아서 왔는가
쉽게 끓어오르는 찻물처럼
나는 너무 많은 것들을 서둘러 결정하고 또 후회했다
이제는 신중해야지
찻물처럼 쉽게 끓지도 말고 넘치지도 말아야지.

찻물이 끓는 동안
한 생애가 따뜻하게 데워지고 있다
(이정화·시인)


+ 국화차를 달이며

국화 우러난 물을 마시고
나는 비로소 사람이 된다
나는 앞으로도 도저히 이런 맛과 향기의
꽃처럼은 아니 될 것 같고
또 동구 밖 젖어드는 어둠 향해
저리 컴컴히 짖는 개도 아니 될 것 같고

나는 그저
꽃잎이 물에 불어서 우러난
해를 마시고
새를 마시고
나비를 모시는 사람이니

긴 장마 속에
국화가 흘리는 빗물을 다 받아 모시는 땅처럼
저녁 기도를 위해 가는 향을 피우는 사제처럼
텅텅 울리는 긴 복도처럼
고요하고도 깊은 가슴이니
(문성해·시인, 경북 문경 출생)


+ 茶나 한잔 더 드시게  

천 마디 강론도 입에서 나오고
천만 줄의 시론도 손으로 쓰지

차나 한잔 더 드시게

똥 냄새도
사람 몸 안에 있거늘……
어느 손이 닿으면 구린내가 되고
어느 혀가 거두면 향이 되는 법

학문이란,
사람이 왔다 가는 자리 한 그루 나무여야 하고
지식이란,
사람이 지나는 자리 한 떨기 꽃이라야 하겠지

차나 한잔 더 드시게

이제 다 벗어놓고 갈 나이
그대 몸에서 향이 나야지
(이목윤·시인, 1936년 전북 무주 출생)


+ 둥굴레차를 마시는 사람들  

누룽지를 만들지 못하는
전기밥솥으로 사는 요즘사람들은
숭늉 맛이 나는
둥굴레차를 마신다

할아버지 할머니 아저씨 아주머니들
빙 둘러앉아
옹알이하는 아가
눈동자를 들여다보며
소곤소곤 쑥덕쑥덕
희희락락하다가도

옛 숭늉이 그리울 땐
둥굴레차를 마시며,
그것이
뿌리 채 뽑혀 죽은 생명체라는 걸
아는 사람은 없다

방금 들여다본 아가의 얼굴 닮은
눈빛 맑은 목숨들이
풀숲의 역사를 밝히며 피운
꽃이었다는 걸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

그러면서
둥굴레차를 마시며
둥글게 둥글게
손을 마주잡고
이 세상 모두가 하나 되는
원을 그리자고 한다
(김승기·시인)


+ 차 한 잔

가끔 아내는
내게 차 한 잔을 권한다

잠시나마 함께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자는 뜻이다

그런 줄 알면서도 나는
차를 물 마시듯 단숨에 마셔 버린다

급할 것 하나 없는 세상살이인데
왜 나는 이리도 여유가 없을까

뜨거운 차가
서서히 식어가면서  

얘기 꽃 한 송이 피우면
우리의 사랑 더욱 깊어질 것을

머잖아 이 목숨도
싸늘한 찻잔같이 될 것을....
(정연복·시인, 1957-)

* 엮은이: 정연복 / 한국기독교연구소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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