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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반 시 모음> 강봉환의 '마음의 열반' 외

     날짜 : 2013년 05월 21일 (화) 3:31:30 오후     조회 : 2131      

<열반 시 모음> 강봉환의 '마음의 열반' 외

+ 마음의 열반

삶을 살아감에
부끄럼이 없고
  
마음의 병 또한
걸림이 없었으니
  
두려움마저 없어
잘못된 망상은 떠나고
  
마침내 우리는
삶의 정점에 이르러

아름다움을 노래하고
마음의 열반에 이르네.
(강봉환·시인, 1956-)


+ 열반

삶은 돼지머리,
삶은 돼지머리

양쪽 콧구멍에 시퍼런 돈을 꽂고 고사상 가운데 앉아
큰절을 받고 있는,

月出山 月燈寺에 이제 막 떠오르는 초생달 같은 눈에
곧추선 속눈썹을 하나씩 뽑아 당겨도 눈도 깜짝 하지
않는,

아아 저 염화시중(拈花示衆)의 절묘한 미소를 짓고, 자네 열반이
란 게 무엔지 아느냐며,

다시금 으하하하하 웃고 있는 돼지머리.
(이종문·시인, 1955-)


+ 열반

눈만 뜨면 온 세상이
부처 안의 우주이건만
이유 없는 아픔에 까닭 없는 설움

합장하고 선 중생 내려다보시는
화안 미소에 몸둘 바 몰라
가슴속 울음 접습니다

경내의 나뭇가지들 자신의 현으로
노래하고, 높이 솟는 불경 소리
가없이 퍼질 때 님의 뜨락에
날개 접고 오수를 즐기고 싶습니다

잠깐이나마 그대 품안에 들고나면
보이지 않던 사랑 보이고
들리지 않던 기쁨 들리지 않을런지요
고통스런 얼굴 펴지고 진한 한기
사라지지 않겠는지요

곰곰이 생각해도 아직 깨닫지 못한 일
미미하나 조금은 깨우치지 않겠는지요.
(김희숙·시인)


+ 멸치의 열반

눈이 꼭 클 필요 있겠는가
검은 점 한 개 콕 찍어 놓은 멸치의 눈
눈은 비록 작아도
살아서는 바다를 다 보았고
이제 플랑크톤 넘실대는 국그릇에 이르러
눈 어둔 그대들을 위하여
안구마저 기증하는 짭짤한 생
검은 빛 다 빠진 하얀 눈
멸치의 눈은 지금 죽음까지 보고 있다
(장용철·시인, 1958-)


+ 낙엽의 열반

겨울 숲길을 걸어가니
밟히고 밟혀 더 이상 부서질 것 없는 낙엽이
부드럽고 포근하게 내 발을 받쳐 준다.

낙엽은 으깨지고 으깨져야만
찢기고 찢겨야만
제 고향으로 제 뿌리에게로 가는가
제게로 돌아가는 길이
그렇게도 힘이 드는가

발을 옮길 때마다 낙엽이 밟힌다.
낙엽은 이미 오래 전
바스락 소리도 잊고 아픔도 잊은 듯
평화롭기만 하다.

고요하고 고요한 낙엽들이
스며들고 있구나
저만치 오고 있는 봄 속으로
(차옥혜·시인, 1945-)


+ 빗방울의 열반

빗줄기, 온몸으로 투신한다
바람 가르는 맞울음 소리
먼지 쌓인 길 맨살로 보듬고 비비면서
굳은 삶 깨우치며 구른다
신생의 아침이 투명하게 마주치며 깨진다

이슬 털며 온 길
돌아보면 이미 갔어야 하는 길
위기는 언제나 나이고 유일한 벗도
최후의 한 방울인 것을
빗방울, 온몸을 던지며 구른다

천둥번개에 번뇌의 불빛을 긋고
불빛 피어오른
굴곡의 길 생사의 벼랑에서
매매한 빗방울이 마그마처럼 흔들린다
둑, 뚝, 지는 저 불의 씨알들

꿈틀거리는 희망으로의 포복을 바라보면
한 방울 적멸(寂滅),
햇살이 영혼에 불을 그으면
창틀에 반짝이던 그 금빛 사리.
(박상건·시인, 1962-)


+ 꿀벌의 열반

어느 굽이 긴 터널을 통과해왔는지
꿀벌 한 마리,
내 방 쪽창 벤자민 화분에 떨어졌네
찢어진 날개 허공을 움켜쥐어
대기권 밖이 찰나, 수런거리는데

(얘야 석류꽃 피는구나…… 빨래 널던 어머니)

기일게 담배 한 개비 태워 무는 동안
허공이 몇백번 움켜졌다 놓여나고
나 생각하네
괴롭구나 이제 그만 끝내줘야겠구나
벤자민 나무 아래 무명지로 무덤을 파고
꿀벌을 옮겨 넣었네 조용히
흰 구름 몇천 번 스쳐지나고 뭉치는데

(얘야 석류꽃 지는구나…… 뜰을 쓸던 어머니)

아니었나 괴로운 게 아닌지도 몰라
생애 단 한번 저이는
단 한번 내 방 쪽창 벤자민 나무 아래에서
햇살이라든가 공기라든가 공기 속에 흩어진
몇 생애 전 꽃가루를 만나는가
가쁜 호흡, 운우지정을 나누고 있는 것도 같아
쥐었던 흙 한줌 슬그머니 내려놓는다

(배냇적 네 잇몸 같은, 얘야 이 석류알 좀 보려무나)
(김선우·시인, 1970-)


+ 벚꽃의 열반

꽤나 오래 심술궂던
꽃샘추위의 눈물인가

미안한 듯 서러운 듯
살금살금 내리는 봄비 속에

이제야 피었나 싶더니
어느새 총총 떠나는

아기 손톱 같은
벚꽃들

한 잎 두 잎
보도(步道)에 몸을 뉘여

오가는 이들의
황홀한 꽃길이나 되어 주며

말없이 점점이  
열반(涅槃)에 들어

세상 한 모퉁이
환히 밝히고 있다.

행여 그 꽃잎 밟을까봐
조심조심 걸었네

부러워라
부러워라

뭇 사람들의 발길에
밟혀서도 가만히 웃는

저 작고 여린 것들의
순결한 마침표
(정연복·시인, 1957-)


+ 장미의 열반

한철 통째로
불덩이로 생명 활활 태우며

한밤중에도 치솟는
송이송이 불면의 뜨거운 불꽃이더니

이제 지는 장미는 살그머니
고개를 땅으로 향하고 있다.

불타는 사랑은
미치도록 아름다워도

이 세상에 영원한
사랑이나 아름다움은 없음을 알리는

자신의 소임 하나
말없이 다하였으니

그 찬란한 불꽃의 목숨
미련 없이 거두어들이며

이제 고요히
열반에 들려는 듯.
(정연복·시인, 1957-)

* 엮은이: 정연복 / 한국기독교연구소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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