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잠시 다녀가고 지나간 걸음마다 봄날의 꽃들 너울너울 피아나네 귀한 손님처럼 찾아와준 활짝 피어난 꽃들은 어디서 왔을까 나는 여행의 짐을 풀기도 전에 꽃내음에 끌려 떠날 채비에 바쁘고 네가 봄의 초인종을 눌렀니 연초록 문 열면 쏟아지는 하늘 아래 생글생글 참 예쁜 얼굴들 아무래도 네 안에는 환한 꽃나무가 살고 있어서 필까 말까 망설이는 꽃들에게 어서 나오라고 피리를 불어주나보다 꽃이 꽃의 마음을 미리 보고 사랑이 사랑의 깊이를 알아봐서 크고 작은 노여움과 슬픔쯤은 시냇물 건너듯 건너갈 수 있는 거겠지 진달래야, 목련아, 민들레야, 제비꽃아 네 걸음마다 꽃만이 듣는 노래가 실려 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