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시를 읽고 있는 느낌
이정하 시인을 처음 접한 것은 시집이 아니라
'아직도 기다림이 남아 있는 사람은 행복하다'의 제목을 지니고 있는 산문집이었습니다.
그의 산문을 읽고 있으면 한편의 따뜻한 시를 읽고 있는 느낌이 듭니다.
그래서 서점에 가면 그의 글을 한 두 개 정도 읽게 됩니다.
그는 그의 글이 버스 정류장에 서 있는
입간판 같은 구실을 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습니다.
인생이란 행로를 가는데 있어 어떤 버스를 기다리고
또 어떤 버스를 타고 가야 하는지를 알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사랑', '삶의 향기', '삶의 길', '삶의 지혜', '반성' 등의 소제목 아래
삶에 있어서 중요한 단어들에 대한 산문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행복', '시간', '순수', '꿈', '말', '우정', '약속', '건강', '이상', '시련'……등의
일생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추상명사들에 대한 그의 아름다운 정의를
이쁜 그림과 사진 사이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 책에서 감명있게 읽은 문장들입니다.
당신의 삶이 단조롭고 건조한 이유는
이 세상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느끼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당신의 의미 없는 한 마디의 말이 다른 사람의 일생을
절망으로 이끌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세상에서 가장 좋은 벗은 나 자신일지 모릅니다.
어쩌면 세상에서 가장 나쁜 벗도 나 자신일지 모릅니다.
내가 나 자신에게 어떤 친구가 되어 주느냐에 따라
내 인생과 운명은 다르게 결정지어질 수 있습니다.
역경이 닥칠 때마다 그 어려움을 슬기롭게 헤쳐 나갈 방법을 가르쳐 주는 건
다름아닌 책이었습니다.
가끔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하고 나자신에게 실망했을 때
저는 혼자 고민도 많이 하지만 책을 읽는 편입니다.
책 속에서 실마리를 찾을 때의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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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정하
출판사: 고려문화사
출판일: 2000년 4월 15일
가격: 8,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