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어
지은이 : 안도현
출판사 : 문학동네 (96/03/02, 5000원)
읽은날 : 99/03/08
강물 냄새가 물씬 풍기는 책이다...
은빛연어의 회귀 과정중에 일어난 이야기를 동화라는 형식을 빌어 표현하여 연어를 통해 우리의 인생의 과정과 삶의 목표, 자연, 인간 등에 대해 한번쯤 생각할 수 있는 여유를 준다. 쉬엄쉬엄 읽히면서도 <어린왕자>와는 또다른 깊이가 느껴진다.
하지만 \"어른을 위한 동화 2\"라는 책 표지의 말이 계속 맘속에 거슬린다. 출판과 기획의 여건상 이해는 하지만 상업적 상술의 냄새가 풍겨 책 속의 자연스런 멋이 약간은 반감된 느낌이다. 그래서 그런지 <연어> 역시 '어른을 위한 동화'에 갇혀버린 듯한 느낌.
...
그래도 <연어>가 좋은 책이라는 사실은 틀림없다.
책을 읽는 동안만이라도 각박한 세상사를 잊고 동심으로 돌아갈 수 있는 길을 마련했다는 점에서도 충분한 가치가 있으리라 본다.
안도현님의 <연어>와 같은 좋은 책이 많이 출판되고 읽혀진다면 세상이 조금은 잔잔해지고 깊어질 수 있으리라... ...
연어, 라는 말 속에는 강물 냄새가 난다.
시인이 쓰는 어른을 위한 동화
다섯 권의 시집을 상재한 바 있고 최근 제1회 시와 시학상 시부문 수상자로 선정됨으로써 시인으로서의 재능과 명성을 다시 한번 인정받고 있는 중견시인 안도현이 새로운 장르의 작품을 출간하였다. 모천(母川)으로 거슬러 올라가 알을 부화하고 죽는 연어들의 생애를 그린 우화소설『연어』가 그것.『연어』는 문학동네가 삶의 소중한 의미가 담긴 이야기들을 순수한 서정과 동화의 세계에서 길어올려 야심차게 기획하고 있는 '어른을 위한 동화' 시리즈 중 둘째권이다. 본문 그림은 화가 엄택수씨가 그렸다.
『연어』는 시인 안도현의 섬세한 시적 감수성이 산문에서도 아름답게 피어나는 작품이다. 연어의 모천회귀라는 존재 방식에 따른 성장의 고통과 아프고 간절한 사랑을 시인은 깊은 시선으로 그리고 있다. '은빛연어' 한 마리가 동료들과 함께 머나먼 모천으로 회귀하는 과정에서 누나 연어를 여의고 '눈맑은연어'와 사랑에 빠지고 폭포를 거슬러오르며 성장해가는 내용의『연어』는 숨지기 직전 산란과 수정을 마치는 연어의 슬프면서도 아름다운 운명이 시적이고 따뜻한 문체 속에 감동적으로 녹아 있어 그윽한 세계로 우리를 이끈다.
소설 같은 동화, 동화 같은 소설
소설 같은 동화이면서 동화 같은 소설인 『연어』는 은빛연어가 자기가 태어난 강으로 돌아가는 장엄한 여행길에서 삶의 본질과 존재의 아픔을 묻는 무게 있는 주제를 다루고 있다. 모천으로 거슬러 오른다는 것은 지금 보이지 않는 것-꿈을 찾아간다는 것이고, 그것은 힘겹지만 아름다운 일이다. 나 아닌 것들의 배경이 됨으로써 지금 여기서 너를 감싸는 것이 존재하는 이유가 된다는 은빛연어의 깨달음은 삶의 겸허한 풍경을 이룬다.
순진무구한 사랑을 위한 마음의 눈
수많은 연어떼의 모천으로의 이동은 인간과 자연이 감동적으로 만나는 장엄함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한 장엄함 안에서 은빛연어와 눈맑은연어의 사랑이 아프지만 아름다운 멜로디로 울린다. 세상을 아름답게 볼 줄 아는 눈을 가진 연어들만이 사랑에 빠질 수 있고, 너의 가슴속에 맺히고 싶다는 사무침은 흔적, 지워지지 않는 흔적이 되고 싶음이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고 싶어하는 눈, 그리하여 보이지 않는 것을 볼 줄 아는 눈, 마음의 눈. 은빛연어의 사랑은 현실의 질곡 앞에서 잊었거나 잃어버린 우리들의 순진무구한 사랑을 위한 마음의 눈을 되찾도록 해준다.
프랑스엔『어린 왕자』, 우리 땅엔『연어』
시인 안도현의 시적 상상력이 새로운 형식으로 발휘되어 더할 수 없는 감동을 안겨주는『연어』에 대해 시인 김용택은 다음과 같은 상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은빛연어와 눈맑은연어의 아름답고 슬픈 꿈이 곧 우리들의 꿈이 되어 가슴을 파고드는 것을 나는 느낀다. 프랑스에는『어린 왕자』가 있고, 이제 우리 땅엔 잘 어울리는 안도현의 감동적인『연어』가 있어, 이 땅을 다시금 소중히 보듬어 안게 만든다. 참 기쁘다.\"
지은이 : 안도현
출판사 : 문학동네 (96/03/02, 5000원)
읽은날 : 99/03/08
강물 냄새가 물씬 풍기는 책이다...
은빛연어의 회귀 과정중에 일어난 이야기를 동화라는 형식을 빌어 표현하여 연어를 통해 우리의 인생의 과정과 삶의 목표, 자연, 인간 등에 대해 한번쯤 생각할 수 있는 여유를 준다. 쉬엄쉬엄 읽히면서도 <어린왕자>와는 또다른 깊이가 느껴진다.
하지만 \"어른을 위한 동화 2\"라는 책 표지의 말이 계속 맘속에 거슬린다. 출판과 기획의 여건상 이해는 하지만 상업적 상술의 냄새가 풍겨 책 속의 자연스런 멋이 약간은 반감된 느낌이다. 그래서 그런지 <연어> 역시 '어른을 위한 동화'에 갇혀버린 듯한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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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연어>가 좋은 책이라는 사실은 틀림없다.
책을 읽는 동안만이라도 각박한 세상사를 잊고 동심으로 돌아갈 수 있는 길을 마련했다는 점에서도 충분한 가치가 있으리라 본다.
안도현님의 <연어>와 같은 좋은 책이 많이 출판되고 읽혀진다면 세상이 조금은 잔잔해지고 깊어질 수 있으리라... ...
연어, 라는 말 속에는 강물 냄새가 난다.
시인이 쓰는 어른을 위한 동화
다섯 권의 시집을 상재한 바 있고 최근 제1회 시와 시학상 시부문 수상자로 선정됨으로써 시인으로서의 재능과 명성을 다시 한번 인정받고 있는 중견시인 안도현이 새로운 장르의 작품을 출간하였다. 모천(母川)으로 거슬러 올라가 알을 부화하고 죽는 연어들의 생애를 그린 우화소설『연어』가 그것.『연어』는 문학동네가 삶의 소중한 의미가 담긴 이야기들을 순수한 서정과 동화의 세계에서 길어올려 야심차게 기획하고 있는 '어른을 위한 동화' 시리즈 중 둘째권이다. 본문 그림은 화가 엄택수씨가 그렸다.
『연어』는 시인 안도현의 섬세한 시적 감수성이 산문에서도 아름답게 피어나는 작품이다. 연어의 모천회귀라는 존재 방식에 따른 성장의 고통과 아프고 간절한 사랑을 시인은 깊은 시선으로 그리고 있다. '은빛연어' 한 마리가 동료들과 함께 머나먼 모천으로 회귀하는 과정에서 누나 연어를 여의고 '눈맑은연어'와 사랑에 빠지고 폭포를 거슬러오르며 성장해가는 내용의『연어』는 숨지기 직전 산란과 수정을 마치는 연어의 슬프면서도 아름다운 운명이 시적이고 따뜻한 문체 속에 감동적으로 녹아 있어 그윽한 세계로 우리를 이끈다.
소설 같은 동화, 동화 같은 소설
소설 같은 동화이면서 동화 같은 소설인 『연어』는 은빛연어가 자기가 태어난 강으로 돌아가는 장엄한 여행길에서 삶의 본질과 존재의 아픔을 묻는 무게 있는 주제를 다루고 있다. 모천으로 거슬러 오른다는 것은 지금 보이지 않는 것-꿈을 찾아간다는 것이고, 그것은 힘겹지만 아름다운 일이다. 나 아닌 것들의 배경이 됨으로써 지금 여기서 너를 감싸는 것이 존재하는 이유가 된다는 은빛연어의 깨달음은 삶의 겸허한 풍경을 이룬다.
순진무구한 사랑을 위한 마음의 눈
수많은 연어떼의 모천으로의 이동은 인간과 자연이 감동적으로 만나는 장엄함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한 장엄함 안에서 은빛연어와 눈맑은연어의 사랑이 아프지만 아름다운 멜로디로 울린다. 세상을 아름답게 볼 줄 아는 눈을 가진 연어들만이 사랑에 빠질 수 있고, 너의 가슴속에 맺히고 싶다는 사무침은 흔적, 지워지지 않는 흔적이 되고 싶음이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고 싶어하는 눈, 그리하여 보이지 않는 것을 볼 줄 아는 눈, 마음의 눈. 은빛연어의 사랑은 현실의 질곡 앞에서 잊었거나 잃어버린 우리들의 순진무구한 사랑을 위한 마음의 눈을 되찾도록 해준다.
프랑스엔『어린 왕자』, 우리 땅엔『연어』
시인 안도현의 시적 상상력이 새로운 형식으로 발휘되어 더할 수 없는 감동을 안겨주는『연어』에 대해 시인 김용택은 다음과 같은 상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은빛연어와 눈맑은연어의 아름답고 슬픈 꿈이 곧 우리들의 꿈이 되어 가슴을 파고드는 것을 나는 느낀다. 프랑스에는『어린 왕자』가 있고, 이제 우리 땅엔 잘 어울리는 안도현의 감동적인『연어』가 있어, 이 땅을 다시금 소중히 보듬어 안게 만든다. 참 기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