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은 쓸쓸한 외등이 아니라,
분노의 외등이 아니라,
나는 꿈속에서 목련나무에 걸린 등불들이, 세상 끝까지, 산과 강과 도시를 넘어 환하게, 만개한 목련꽃처럼, 제 가슴의 외등을 일제히 켜는 것을 오래오래 보고 있었다.
------본문 중에서
상처투성이 현대사를 관통해 온 인물들의 30여 년에 걸친 잔인한 사랑, 끈질긴 증오, 오르가슴보다 더 통절한 죽음의 묵은 활자 속에 화석처럼 갇혀 있는 걸 나는 보았다. 그들은 갇혀 있었지만 아주 죽은 것은 아니었다.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결단코 변하지 않는 것들이 있다고 내 인물들이 말했다. 겨울이 끝날 때쯤 비로소 나의 인물들이 폭설 속으로 슬프고 아름답게 떠나가는 것을 나는 보았다. 잘 가라, 나의 지난 전근대여,라고 나는 어느 새벽 눈 쌓인 뜰을 서성거리며 혼잣말을 했다.
------작가의 말 중에서
1993년 당시<문화일보>에 연재하다가 돌연 절필을 한 그 문제의 소설입니다. 제가 저의 느낌을 설명하는 것보다 직접 읽어보시고 느껴보세요...
분노의 외등이 아니라,
나는 꿈속에서 목련나무에 걸린 등불들이, 세상 끝까지, 산과 강과 도시를 넘어 환하게, 만개한 목련꽃처럼, 제 가슴의 외등을 일제히 켜는 것을 오래오래 보고 있었다.
------본문 중에서
상처투성이 현대사를 관통해 온 인물들의 30여 년에 걸친 잔인한 사랑, 끈질긴 증오, 오르가슴보다 더 통절한 죽음의 묵은 활자 속에 화석처럼 갇혀 있는 걸 나는 보았다. 그들은 갇혀 있었지만 아주 죽은 것은 아니었다.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결단코 변하지 않는 것들이 있다고 내 인물들이 말했다. 겨울이 끝날 때쯤 비로소 나의 인물들이 폭설 속으로 슬프고 아름답게 떠나가는 것을 나는 보았다. 잘 가라, 나의 지난 전근대여,라고 나는 어느 새벽 눈 쌓인 뜰을 서성거리며 혼잣말을 했다.
------작가의 말 중에서
1993년 당시<문화일보>에 연재하다가 돌연 절필을 한 그 문제의 소설입니다. 제가 저의 느낌을 설명하는 것보다 직접 읽어보시고 느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