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잠들어 있는 사이 나는 양파를 까고,마늘을 다졌다.
그녀의 잠은 깊고 조용했다.
나는 그녀가 깨지 않도록 유의하면서 오랫동안 그녀를 지켜보았다.
열려진 창으로 바람이 불어왔고, 거기엔 싱그런 사과꽃 냄새가 실려있었다.
꽃가루가 내려 앉은 듯, 잠든 그녀의 모습은 희고 창백했다.
왜 저렇게 야위었을까
그녀의 잠든 얼굴을 바라보다가 나는 열무단을 들고 수돗가로 나왔다.
밤에 우리는 바위에 앉아 있었다.
때로는 억새가 우거진 풀밭에 누워 밤하늘을 바라보았다.
시린 사과꽃 위로 별빛이 우수수 부서져내렸다.
꺽인 억새에서 스며나오는 풀 냄새를 맡으며
그녀는 별자리에 대해 이야기해 주곤 했다.
풀밭에 누울 때마다 나는 가슴이 뛰었다.
지금도 나를 좋아하는 거냐고, 그녀가 다시 한번 물어주기를 기다리면서,
나는 검은 하늘 위에 뿌옇게 흩어진 은하수를 바라보곤 했다.
'열한번째 사과나무' 본문중 일부…
+++++++++++++++++++++++++++++++++++++++++++++++++++++++++++++++++++++
이용범님의 서정소설입니다..
열여섯살때 만난 순수한 한 소녀를 사랑하는
한남자의 순수하고 아름다운 사랑이야기 입니다.
열한번째 사과나무에 숨어있는 사랑을 한번 찾아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