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숲 속에서 겪는 어려움을 기억하겠나이다.
그들이 도시에서 겪는 푸대접을 기억하겠나이다.
당신이 우리에게 보여주신 보호자,
섭리자의 역할을
우리가 그들에게 보여주게 하소서.
우리가 들짐승을 잔인하게 대하지 않도록 금지하소서.
존경심에서 나오는
부드러움을 우리에게 주소서.
나보다 약한 피조물을 경애하도록 가르쳐 주소서.
모든 생명의 물줄기는
당신의 생명에서 흘러나오는 것.
생명이란 지금도 우리에게는 신비일 뿐,
우리가 짐승과 새와 친하도록 도와주소서.
그들의 배고픔과 목마름, 피곤함과 추위,
집을 잃고 헤매는 고통에 공감하도록 도우소서.
우리의 기도 속에
그들의 어려움도 끼워 넣도록 도우소서.
(조지 마테슨·스코틀랜드 태생의 맹인 선교사)
+ 나무
나무를 심는 마음으로
내 영혼을 심을 수 있다면
나무를 키우는 정성으로
내 영혼을 키울 수 있다면
나무를 바라보는 마음으로
내 영혼을 바라볼 수 있다면
나무가 꽃을 피우듯이
내 영혼이 꽃을 피울 수 있다면
나무가 노래하고 사랑하듯이
내 영혼이 노래하고 사랑할 수 있다면
나무가 하늘을 향해 감사하며 기도하듯이
내 영혼이 하늘에 감사하고 기도할 수 있다면
나무가 자신의 모든 것을
아낌없이 나누어주듯이
모든 것을 내 영혼으로 베풀 수 있다면
오, 하느님!
당신의 사랑으로
내 영혼도 한 그루 나무가 되게 하옵소서.
(작자 미상)
+ 자연을 바라볼 때
주님,
제 영혼을 겸손과 사랑으로 맑게 닦아주시어,
자연 속에 넘치는 향기와 빛을
가득히 바라보게 하소서.
제가 새싹을 바라보면서는
새 기운 한 줄기가 되게 하시고,
흔들리는 나뭇잎을 바라보면서는
싱그런 기쁨 한 자락이 되게 하시며,
숨죽인 낙엽을 바라보면서는
고요한 침묵 한 자리가 되게 하소서.
주님,
저로 하여금 자신을 버리는 기도를
간절히 바치게 하소서.
그리하여 청결해진 영혼으로 숲을 바라보면서는
평화의 노래를 부르게 하시고,
바다를 바라보면서는
감격의 미소를 짓게 하시며,
하늘을 바라보면서는
자유의 환호를 드러내게 하소서.
주님,
자연은 언제나
하느님의 맑은 그림자임을 깨우쳐주시어,
자연을 통해 제 영혼이 씻겨지는
행복을 누리게 하소서.
자연 속의 작은 숨결에서도
하느님의 사랑이 생생이
흐르고 있음을 보게 하시어,
가슴 벅찬 기쁨을 느끼게 하시고,
이 땅에서부터 영원한 평화를 맛들이게 하소서.
(김영수·시인)
+ 이로쿼이족 인디언 기도문
밤과 낮을 쉬지 않고 운항하는 어머니 대지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다른 별에는 없는 온갖 거름을 지닌 부드러운 흙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우리 마음도 그렇게 되게 하소서
해를 향하고 서서 빛을 변화시키는 이파리들과,
머리카락처럼 섬세한 뿌리를 지닌 식물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그들은 비바람 속에 묵묵히 서서 작은 열매들을 매달고 물결처럼 춤을 춥니다.
우리 마음도 그렇게 되게 하소서
하늘을 쏘는 칼새와 새벽의 말없는 올빼미의 날개를 지탱해 주는
공기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그리고 우리 노래의 호흡이 되어 주고 맑은 정신을 가져다주는 바람에게.
우리 마음도 그렇게 되게 하소서
우리의 형제 자매인 야생 동물들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그들은 우리에게 자연의 비밀과 자유와 여러 길들을 보여 주고,
그들의 젖을 우리에게 나눠줍니다.
그들은 스스로 완전하며 용감하고 늘 깨어 있습니다
우리 마음도 그렇게 되게 하소서
물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구름과 호수와 강과 얼음산에게도.
그들은 머물렀다가도 또 여행하면서 우리 모두의 몸을 지나
소금의 바다로 흘러갑니다
우리 마음도 그렇게 되게 하소서
눈부신 빛으로 나무 둥치들과 안개를 통과해 곰과 뱀들이 잠자는 동굴을 덥혀 주고,
우리를 잠에서 깨어나게 하는 태양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우리 마음도 그렇게 되게 하소서
수억의 별들,
아니 그것보다 더 많은 별들을 담고 모든 힘과 생각을 초월해 있으면서
우리 안에 있는 위대한 하늘, 할아버지인 우주 공간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우리 마음도 그렇게 되게 하소서.
+ 자연과 함께 하시는 하나님께 드리는 기도
까치의 지저귐을 들으며 기도합니다.
저들을 지키시는 주님의 사랑, 자비, 긍휼을
만나게 하심을 감사드립니다.
저들이 날아가는 모습을 보며 기도합니다.
또 다시 하나님이 주시는 드높은 비상의 꿈을 꾸고
비전을 갖게 하심을 감사드립니다.
시멘트 사이로 올라오는 새싹을 보며 기도합니다.
저들과 함께 하시는 하나님의 사랑을 누리지 못하는
저의 믿음 적음을 주께 고백합니다.
개나리 핀다는 소식을 들으며 기도합니다.
자연과 함께 하나님을 찬미하며 제 영혼이 하나님 앞에
아름다운 꽃으로 피어나길 기도합니다.
꽃 내음을 맡으며 기도합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향기로운 삶을 살기를 기도 올리며
나무에 달린 열매를 보며 기도합니다.
저 열매가 익어가듯이
제 영혼이
주 안에서 익어가게 주의 도움을 구합니다.
저 열매가 많은 이들의 먹거리가 되듯이
제 영혼도 이웃에게 도움이 되고 유익이 되고 활력이 되고
생명이 되는 삶을 살게 도우소서.
비를 맞으며 기도합니다.
주님의 은혜의 비로 제 죄를 씻겨 주소서.
눈을 맞으며 기도합니다.
순결의 덕을 더해 주소서.
바람이 불 때 성령의 바람을 제게 허락하소서.
산들바람이 불 때 기도합니다.
하나님이 저를 하나님의 도구로 써주시어
고통받는 이웃의 땀을 씻어 주는 시원한 바람 되게 하소서.
맑은 시냇물을 바라보며 기도합니다.
주님이 제 마음을 맑게 하심으로
모든 이들을 섬기는 삶을 살게 하소서.
푸른 하늘을 바라보며 기도합니다.
제 마음이 맑고 푸른 마음 되게 하소서
(작자 미상)
+ 大地의 기도
포크레인이 한뼘 한뼘 파들어 간
빨갛게 살이 벗겨진 여남은 평의 비탈산
거기 모가지가 잘리고
옆구리가 긁히고
손목이 잘려나간 마지막 한 그루 도토리나무
메인 성대로 기도를 한다.
자비로운 아버지!
나의 목을 자른 자 그의 목을 치시고
돌을 던진 자 돌을 치시고
물을 먹인 자 물을 먹이고
그러나 아버지!
저의 뜻대로 하지 마시고
당신 뜻대로 하옵소서.
피가 다 빠져나간 몸 이내 밑으로 고꾸라지고
하늘이 찢어지며
천둥번개가 온 동네를 흔들었다.
흰 뼈가 드러난 어깨에 거꾸로 비를 맞는 나무
아무도 그에게 수의를 입히지 않았다.
발가락이 잘려나간 다리로 허공을 차며
하나뿐인 지구가 발버둥쳤다.
(김영호·시인, 19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