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요즘 배용준만 보면 그렇게 아쉬움이 남을 수가 없다.
그는 최고의 한류스타라는 거대한 포장에 싸여서 빠져나올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겨울연가' 라는 그 누구도 생각치못했던 일본에서의 흥행으로 최고로 주목받는 배우가 되버린 배용준.
그리고 그 '겨울연가'라는 드라마가 배용준을 마이너스되게 하고 있다는 생각이든다.
'겨울연가'이전의 배용준은 여러가지 성격이 많이 보이는 배우였다.
'젊은이의 양지'나 '첫사랑'에서 보여준 신인의 풋풋함.
'맨발의 청춘'에서의 짧은머리에 터프하고 강인하던 그의 모습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너무 좋아했던 '호텔리어'에서의 차가운 듯한 배용준은,
자주 나오지는 않지만 한 번 나오면 두근거림을 안겨주는 배우였다.
그러나 요즘 나오는 배용준은 배우가 아닌 이미지라는 생각이든다.
한 마디로 '겨울연가'에서의 이미지의 연속이다.
개인적으로 너무나 기대했던 배용준, 내가 역사 속에서 너무도 존경했던 광개토대왕,
그러나 최근에 종영한 '태왕사신기'의 배용준은 역사 속의 광개토대왕이 아닌 그야말로 신으로 출현했다.
정말 부드러움의 극치였다. 너무나 너그럽고 누구나 용서하고 사랑으로 감싸안을 수 있는,
그건 왕으로써의 모습이 아니라 하나의 신이었다.
( 그에반해 알에서 태어났다던 송일국의 주몽은 너무 사람같은 왕이었다.)
그리고 계속되는 사람들의 환호성.
일본에서 성공한 배용준이 한국에서도 대단하다는 것이 수순이라도 되는 듯,
모든 사람들은 "배용준", "배용준"을 외쳐댔다.
( 배용준을 보면 보아가 떠오른다. 한국에서 이수만의 계산착오로 그리도 안티가 많았던 보아는,
일본에서 성공을 거둔 뒤 한국에서는 당연하다는 듯이 최고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
배용준은 연기를 못하는 배우가 아니라는 생각이든다.
거기에다 대단히 노력하는 배우라고 생각한다.
그러기에 나는 그가 스타가 아닌 배우로 한층 더 부각되길 바란다.
( 그래서 그가 한류스타가 아니었으면 하는 생각이 계속해서 자리잡고 있는지도 모른다.
만약 그리했으면 배우 배용준으로써의 새로운 모습을 계속 볼 수 있었을테니까, )
p.s. -
살짝씩 그가 브라운관에 비추는 건 예전과 다름이 없는데 지금은 내 안에서 왜 그리도 작아보이는지..
살짝 멀리서만 비춰주어도 혹은 다른 배우들이 오래 나오면 그가 언제나오나?만 기다리던 내가,
그랬던 배용준이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