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요테 논쟁.....
최근 미국 뉴욕의 한 TV는 교포사회의 개고기 문화를 고발했습니다. 그런데 사실 알고보니 그건 '코요테'였습니다. 우리의 '이리'쯤 되는 야생동물입니다. 방송사는 버젓이 그걸 알면서도 악의적으로 개고기인양 보도했습니다. 그래야만 애완견이라면 미치는 미국의 시청자들에게 반향을 불러 일으킬 수 있었을 것입니다.
프랑스의 제 2텔레비젼도 최근 한국인의 개고기 문화를 다시 고발했습니다. 야만국가라는 것이지요.
사실 개고기 먹는 걸 빗댄 야만성 운운의 공격이나 비난은 서양언론의 단골메뉴처럼 됐습니다. 올림픽이다 월드컵이다 해서 대규모 국가행사가 있을 때마다 등장합니다.
그런데 그건 아십니까? 원래 개고기 비판은 저같은 기자들 잘못입니다. 최초의 개고기 비판기사는 영국 언론에 등장합니다. 88올림픽을 앞둔 시점에 한국에 주재하던 영국의 모 언론사 기자가 서울시에 무슨 민원을 부탁했던 모양인데 뜻대로 되지 않았답니다. 그러자 이 기자는 악의적으로 한국은 개를 먹는 문화 미개국인데 올림픽을 치를 수 있겠는가? 라는 식의 기사를 쓰게 됐다고 합니다. 이건 영국대사관 홍보담당자의 입을 통해 확인한 사실입니다.
또 프랑스의 영화배우 브리짓 바르도라는 이가 '동물애호'의 입장에서 심하게 비난하고 한국상품 불매 운동을 펴겠다고 협박한 적도 있습니다. 한국에선 글쟁이인 김홍신 의원이 장문의 편지를 써 브리짓 바르도를 타일렀는데 결과는 어찌됐는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사실 저는 처음 이런 비난을 접했을때 '에이..부끄러운 일이기는 한 것 같으니 안먹으면 되잖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사실 성남의 모란시장에 죽 늘어선(?) 개의 주검들....그리고 개를 잡고, 불에 그슬리고, 하는 행위가 여과없이 텔레비젼 화면에 등장하면 섬뜩한 건 사실이니까요. 지금도 '안먹으면 되잖나?'의 생각에는 큰 변화가 없습니다. 그러나 옳고 그름은 분명 가리고 싶다는 오기가 치솟습니다. 그것도 달팽이 먹고 개구리 먹고(아! 이건 우리도 어린시절 꽤 먹었는데...)원숭이 골을 빼먹는 자들이 한국의 개 문화...개와 주인의 사랑, 그리고 개를 먹는 풍습의 유래 뭐 이런 것들을 전혀 알지도 못하면서 건방떠는 꼴이 하도 기가 차서 감히 비난을 무릅쓰고 '개고기 식용문화'를 옹호(?)하고 나서게 된 것입니다.
구적(狗炙), 개순대(狗腸), 구이, 백숙, 개장국, 개술, 찜, 무침, 두루치기, 이런 것들이 식용개 요리 종류입니다.
우리 역사속에 개고기 식용의 사례는 많이 발견됩니다. 오래된 음식문화라는 얘기입니다. 최고의 단백질이며 뚜렷히 단백질 섭취 기회가 없는 어려운 시절 최후의 단백질 섭취수단이었습니다. 복날 보신탕은 전국적 상황입니다. 호남권인 완주, 김제, 부안 그리고 충청권인 대천, 보령, 청양 등지에서는 지금도 회갑, 생일, 장례 때는 개를 잡아 손님을 대접합니다.
역사적으로도 개는 우리민족에게 식용으로, 벗으로 가까웠습니다. 부여는 관직의 이름에 아예 개를 썼습니다. 구가(狗加)니 견사(犬使)니 하는 직책명이 모두 개를 담고 있습니다. 백제 혹은 고려때 유행하기 시작했다는 윷놀이에도 개가 등장하지 않습니까? 본격적으로 개고기가 식용으로 등장한 건 조선조입니다. 그렇다고 그 이전에 개고기를 먹지 않았다는 기록은 없습니다만, 조선조 유학자들 양반님들이 주(周)나라 풍습을 따라 개고기를 즐기기 시작했습니다. 촬요신서라는 책에는 개 기르기나 개 때려잡기(?)등이 설명돼 있습니다. 개고기를 파는 푸줏간도 등장했고 왕의 수라상에도 구증(狗蒸,개찜)이라는 식단이 있었습니다. 조선에 온 선교사들도 꽤 즐겼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아시지요, 선교사는 대부분 서양인이란 건?
조선조 김광욱의 시조에는 개찜 먹는 모습이 묘사돼 있습니다. 농가월령이란 가사에선 6월령에 복놀이, 8월령에 친정가는 며느리 개고기 가져가기 등이 등장합니다. 각종 개고기 요리방법이 수록된 책으로는 음식디미방, 오주연문장전산고 등등 헤아릴 수 없을 지경입니다. 친절하게 마늘과는 궁합이 맞지 않으니 함께 먹지 말라는 설명까지 있습니다. 특히 개고기는 더운 음식으로 몸을 보하니 음기가 승하는 복날 먹으면 좋다는 지혜도 담겨 있습니다. 이게 아마 복날 보신탕 먹는 유래가 됐을 겁니다.
제가 줏어들은 개고기 예찬론자들의 이론 몇가지 소개합니다. 개고기는 주로 수용성 지방이랍니다. 물에 녹는다는 얘기이지요. 실제로 보신탕 집 그릇은 세제로 씻지 않아도 된답니다. 몸에 축적되지 않는 기름이니 과연 좋은가요?
다음으로는 특유의 냄새입니다. 이 냄새 때문에 보신탕 집에는 파리가 없다지요? 그러니 깨끗(?)한가요?
또하나 신기한 건 보신탕 국물 먹고 입 천장 덴 사람이 없다는 것입니다. 쇠고기국 급히 먹으면 입천장은 물론이고 입술도 데지 않습니까? 그런데 보신탕 국물운 그렇지 않답니다. 믿거나 말거나인데 이 얘기 하신 분의 평소 행태로 봐서 믿을 수 있는 내용입니다.
아무튼 결핵환자 혹은 수술 뒤의 회복기 환자들에겐 개고기가 명약이란 소리도 들립니다. 의사들도 대부분 웃으며 찬성하는 얘기입니다. 몸에 좋다는 것이지요. 여름철 돼지고기는 잘 먹어야 본전이라는데 개고기는 먹으면 늘 이문(?) 남는다는 것이지요. 누렁이 고기가 최고이고 검정개는 2등, 흰개가 꼴찌라는데요? 특히 누렁개고기는 여자에게 좋고 검정개는 남자에게 좋답니다.
자! 장황하게 개고기 예찬을 폈습니다. 서양사람들 말처럼 미개한 야만적인 문화가 아니란 겁니다. 왕도 잡수시고 선비들도, 평민들도 함께 했던 오래된 구수한 식생활이고 문화라는 것이지요.
이런 개고기 식용 습관이 한민족 고유의 것이라구요? 천만의 말씀입니다. 중국, 일본, 멕시코, 페루, 스위스, 독일, 미국 캐나다, 아프리카, 러시아 등등 전 세계 전 민족이 즐겨 먹었습니다. 기록으로 확인된 사실입니다.
중국서는 한나라때까지 개고기를 즐겼습니다. 지금도 중국 남부지방엔 개고기 식용문화가 남아 있습니다. 심양에는 개 도축회사까지 있다고 합니다. 일본에선 명치유신 이전까지는 쇠고기는 구경도 못했습니다. 고기하면 말고기, 개고기였습니다. 고대 로마 인디아에선 종교제사에 개고기를 썼습니다. 아프리카 원주민들도 개를 즐겼습니다.
더욱 가관인 것은 '대한민국 개고기'를 무지몽매하다고 비난하는 주역(?) 프랑스의 개고기 식용 역사입니다. 오죽하면 '개 전서'라는 책이 있을까요. 여기보면 프랑스엔 보불전쟁 때까지 개 정육점이 있었다지요? 우리나라 모란시장 같은 개 시장도 있었다지요? 자기들 문화를 심은 식민지인 지금의 폴리네시아에선 국경일마다 누렁 토종개 절반 가량이 꼬치구이로 사라진다지요? 참.....내.....
지금까지는 다소 감정적인 항변이었습니다. 그러나 아무튼 제 설명을 여러분처럼 유심히 읽고 듣고 이해하는 분보다는 그저 '야만'이란 기사거리 하나로 대한민국을 헐뜯는 지구인이 더 많을 것이니 '보신탕'에 대한 좀더 논리적인 해명과 설명이 필요한 듯 합니다.
우선 저들은 우리들의 애완견과 식용개의 구분을 모르는 모양입니다. 우리나라도 친한 벗, 의로운 개는 잡아 먹지 않습니다. 오히려 무덤까지 만들어 추모하고 기억하고 기리고 그럽니다. 먹는 개는 따로 기릅니다. 소, 돼지, 양 등등 고기 먹는 가축을 기르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거꾸로 '애완돼지'는 예뻐하면서 역시 돼지고기 먹는 당신들 고급문화와 결코 다르지 않다는 것입니다.
다음, 도살과정이 잔혹하다는 겁니다. 목을 매고 불로 그슬리는 모습인데...이건 좀 그렇습니다. 인정합니다. 그러나 최소한 지금은 전기총으로 간단히 도살합니다. 저는 그렇게 들었습니다. 오히려 우리는 곧 잡아 먹을 개라도 마지막까지 먹이도 잘 부고 돌봐준다는 인정 측면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당신들처럼 휴가철에 내버리는 개, 그래서 말라 앙상한 개는 없다는 것이지요. 물론 집에 갇혀 굶어죽는 개도 없습니다. 더구나 애초부터 짖지 못하도록 성대를 잘라내고 임신 못하도록 자궁을 들어내고 등등의 첨단 의료술로 애완견 문화를 발전(?)시키는 것은 꿈도 꾸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각 민족의 고유문화엔 '옳고 그름'이 있을 수 없습니다. 특히 음식문화는 너무나 고유해서 함부로 말할 수 없는 것입니다. 당신들이 즐겨먹는 달팽이나 고양이를 우린 비난하지 않습니다. 상호주의 원칙이라면 이런게 바로 상호주의입니다. 그리고 대한민국도 충분히 문화적인 나라입니다. 당연히 사람들도 문화적이지요. 개고기와 관련해서는 우리끼리 충분히 논의를 거치고 있습니다. 좀 부끄럽다는 의견도 있지만 고유음식이라는 오기도 있습니다. 더더욱 깨끗한 개고기 요리를 만들어 내서 국제무대 식탁에 올리자는 얘기도 있습니다.
그래도 마음의 위안이 되는 것은 최근 제정신 차린 일부 외국언론의 으젓한 태도입니다. 우선 독일의 '알게마이너 자이퉁'은 일부 서구인들의 비뚤어진 선민의식을 나무라면서 2008년 북경 올림픽때에도 중국에 식단을 바꾸라고 압력을 가할 것인가? 하고 되묻습니다. 프랑스 월드컵 당시 외국인들이 달팽이 요리나 개구리 요리를 탓한 적이 있느냐고 묻고 있습니다. 한술 더 떠 일본의 아사히나 도쿄 신문은 '한국이여 외압을 이겨내라'며 응원합니다. 오랜만에 일본이 좋아지는데요????
다시 말하지만 남의 나라 문화를 헐뜯는 것은 그야말로 야만적인 혹은 교만한 짓입니다. 반성하시기 바랍니다.
아! 그러고보니 개고기 탓하는 서양인들이 왜 일본의 사시미 문화는 그토록 예찬하는지가 궁금해집니다. 살아있는 생선의 회를 치고 뼈만 남은 생선이 한참이나 살아있다는 걸 무슨 자랑거리인양 이곳 저곳 매스컴에 소개하는게 일본의 사시미 문화인데.....이건 야만 아닌가요? 당신들 논리로 보면.
어찌됐든 쓰다보면 항상 이렇습니다. 제가 마치 개고기 왕이나 되는듯 하지 않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당당하게 항변할 것은 하지만 그래도 어차피 눈총 받는 일이라면 조금 방법은 개선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도살과 고기 처리과정은 좀 더 깨끗하게 해야합니다. 그러자면 역시 법제화할 수 밖에 없으니 개고기도 축산물에 포함시키자구요. 또 오히려 의젓한 식당에서 개고기를 팔 수 있도록 하자구요. 지금처럼 시 외곽으로 외곽으로 무슨 죄짓듯 도망가지 말자구요.
아! 가끔씩 정치적 사회적 격동이 있는데 뭐 그런 주제의 글을 쓰느냐며 나무라는 독자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원래 그렇습니다. 오히려 이런 글쓸 때 더 신나거든요? 그러니 그건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저도 가끔은 시사성 있는 글을 올리기도 하니 계속 읽어 주시면 됩니다. 또 제 책과 관련해 앞뒷면에 무슨 정치인 인사말이냐며 나무라신 분들도 있습니다. 혐오스럽고(?) 무슨 정치적 야심이 엿보인다는 것입니다. 그건 절대 아닙니다. 전 그런 그릇도 아닙니다. 그저 그분들은 정치인 이전에 제가 좋아하고 저를 아껴주시는 분들입니다. 제가 문화적으로 더 성숙했다면 작가이거나 예술인 등등의 격려사를 받을 수도 있었겠지만 제 수준이 그렇지 못해 생긴 일이니 그것도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