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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슴 가득 여운을 느끼세요
[현대詩] 비상구에는 덧문이 없다
현우
날짜
:
2005년 07월 08일 (금) 11:55:15 오전
조회
:
2375
계단을 오른다 출구를 찾아
꿈틀꿈틀 어깨 너머로
일상이 허물을 벗으며 변태를 한다
나는 이 순간 어둠을 탈출할 수 있을까?
원심력에 걸린 아가미가 사슬을 끊지 못하고
헐떡거리며 종대로 선다
애초 가진 원심력으로 비늘을 털어도
타인의 육체로 비대해진 나르시스
퉁퉁 불어터진 숨구멍을 향해 다가서지만
빌딩 틈새는 너무 비좁은 일방통행이다
어둠을 절단해가며 공기를 솎아내는 빛
나는 어디로 가는 것일까
미로 속을 비행하던 생각들이 난간을 내려오다
각진 모서리에서 깨진다
미쳤다
사는 건 어차피
회전하는 땅덩어리를 붙잡고
회전도 안 되는 머리로
출구를 찾아 발버둥치는 일이다
지금 내 발 밑은 절벽이고 계단은 긴장이다
뱉어지는 오욕들이 무지개로 굴절되어
이승과 저승 틈에서 헛발질로 몸살을 하고 있다
조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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