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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슴 가득 여운을 느끼세요
[현대詩] 낙엽끼리 모여 산다 - 조병화
날짜
:
2005년 07월 05일 (화) 10:26:48 오전
조회
:
2359
낙엽에 누워 산다
낙엽끼리 모여 산다
지나간 날을 생각지 않기로 한다
낙엽이 지는 하늘가에
가는 목소리 들리는 곳으로
나의 귀는 기웃거리고
얇은 피부는 햇볕이
쏟아지는 곳에 초조하다
항상 보이지 않는 곳이 있기에
나는 살고 싶다
살아서 가까이 가는 곳에 낙엽이 진다
아, 나의 육체는 낙엽 속에 이미 버려지고
육체 가까이 또 하나
나는 슬픔을 마시고 산다
비 내리는 밤이면 낙엽을 밟고 간다
비 내리는 밤이면
슬픔을 디디고 돌아온다
밤은 나의 소리에 차고
나는 나의 소리를 비비고 날을 샌다
낙엽끼리 모여 산다
낙엽에 누워 산다
보이지 않는 곳이 있기에
슬픔을 마시고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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