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을미야/鞍山백원기
마주 바라보며 살아온 날들 일 년 열두 달을 떨어질 줄 모르고 숫자 하나하나 짚어가며 손잡고 발맞추며 웃고 떠들던 시간 한낮이 지나 서편에 해 지듯 떠나보내야 할 을미야
온갖 희로애락 엎고 안고 지냈던 날 주섬주섬 짐을 챙기고 늦을세라 허둥대는 네 모습이 안타깝기만 한 오늘이구나
오랫동안 떠도는 유행어처럼 있을 때 잘해야 했는데 황망히 떠나보내는 마음 아프기만 하다 기약 없어 흐느끼는 너 서운한 마음에 손 흔들며 발 시리게 서있다
이제는 돌아올 길 없는 영원한 우주의 시간 속에 잠기려는구나 부디 그곳에서 잘 지내거라 머금은 사랑 근심 띄운 빛으로 편히 가거라 사랑했던 나의 을미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