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과 을/鞍山백원기
눈코 뜰 새 없이
자식을 기를 적엔
의식주로부터
공부와 노는 것까지
엄마 아빠의 손이 갔다
보드랍고 귀여워
손을 놓지 못했다
당연히 엄마 아빠는 갑이요
자식은 을이었다
어느 날 우뚝 선 자식
심신이 어른스럽더니
조금씩 부모 손을 벗어났다
떨어 저 나간 별 조각처럼
짝 만나 한 가정 이루더니
비추지 않아도
잘도 반짝인다
차츰
부모의 빛은 쇠하여가고
자식의 빛은 성해가더니
어느새 자식은 갑이되고
부모는 을이 되고 있었다
갑의 목소리는 낮아지고
을의 목소리는 높아만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