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즈간히 왔다가 종종걸음으로 떠나가는 몇 줌의 햇살로
꿋꿋이, 서운하지 않을 만큼 피워 낸
베고니아. 시크라멘, 제라늄...
시골집 들마루만한 베란다 이 곳을 꽃밭이라 부르지.
1, 1, 2, 3, 5, 8,
13, 21, 34, 55, 89, 144......
앞의 두 숫자를 합하면 그 다음의 숫자가 된다.
가장 작은 공간에서 가장 많은 햇볕을 받을 수 있는
꽃잎의 숫자라고 한다.
우리가 아는 꽃들의 꽃잎의 숫자
솔방울, 해바라기의 씨앗의 나열
잎차례의 숫자도 모두 이 피나보치수열을 따르고 있다.
그래서 그들은 남의 것을 도둑질하지 않아요.
새치기도 하지 않아요.
꽃잎과 잎사귀 모양은 황금비율에 맞춰 있다.
1; 1.618
왜 가로길이가 더 기냐고 이짐도 쓰지 않아요.
1;1이 아니어서 이뤄낸 아름다움을 알아요.
민노총, 테러.....
잉크냄새만큼 시끄러운 조간 신문
올망졸망한 화분들 그대들의 과학에 고개를 숙인다네.
모두 다 사라진 것은 아닌 달 ( 아라파호 족)
상고대와 함박눈을 견뎌낼 목련의 꽃눈도 있고
구겨서 쓰레기통에 버리지 못하는 꿈도 있지요.
열 두장이나 되는 새 친구들을 데불고 오는 12월
용서와 정리로 묵상의 이 다리를
십자수 바늘을 꽂듯 꼼꼼하게 보내야겠다.
이짐; 고집이나 떼.
상고대; 나무나 풀에 내려 눈처럼 된 서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