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춤 주춤,
발 밑을 내려다보면
천길 만길.
주욱 돌아보니
이파리는 푸르고
하늘은 아름다워
이래야 하는건가
마른 침을 삼키다가
또
발 밑을 내려보니
아득하여
다시는
오르지 못할 거리에
그래도
어깨죽지에
날개가 솓아
이 벼랑 위
그립던 나날로 돌아오지 않을까
부질없이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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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어진 물이 다시 솓을 수는 없고
어찌할 수 없는 이별의 길에
마음 아픔은
천길 만길
아득하고 두려워서
나는 그냥 여기에 뿌리내리고 싶어도
시간은
나를 벼랑으로 떠밀어
떠나야지 하는데.
아름다운 추억들이
왜 마음에는 더 생생하고
주책없는 눈물만
자욱자욱 발자국을 찍을까.
이미 길이 정해짐에도
나는
다시금 하늘로 솓구쳐 구름이 되었다는
그 흐르는 물을 생각한다.
雪(ゆき)
雪