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끄적대는 소리 >
가끔 눈 부신 햇살이 나를 뜨겁게 비추어도 ,
깨어나고 싶지 않을 때가 있다 .
아주 달콤한 꿈을 꾸고 있을 때 ,
가끔 밤은 계속 깊어져만 가는데 ,
죽어도 잠이 오지 않을 때가 있다 .
그냥 멍~ 하니 하늘만 아니면 발 끝만 쳐다보면서 ,
갑자기 .. 그런 생각이 든다 .
사랑을 하고 이별을 했을 때는..
항상 두 가지 상황이 있다 .
막 울면서 매달리거나 ,
혹은 깔끔하게 돌아서서 ,
축 쳐진 어깨로 소리없이 눈물흘리고 ..
그리고는 혼자 씩씩대며 ..앓거나 ,
그 다음엔 죽어라 미워하거나 ,
죽어라 사랑하거나 ,
그리고는 ..
시간이 약 인 듯 ,
평생 갈 것 같던 마음이 점점 사라져가는 것 .
그 후엔 한 가지 상황 뿐이 없다 .
문득 떠오르는 거 .
감히 ..
그런 사람들을 위해 써본다 .
< intro >
벌써 하루하고 이틀이 지났다.
그녀는 방 구석에 틀어박혀 멍하니 발 끝만 쳐다보고 있었다. 방에 끝없이 널러져 있는 휴지들은 그녀가 그 동안 얼마나 하염없는 눈물로 지새웠는지 알려주었다.
'헤어지자'
담담할거라고 아무렇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왔던 그 말이었는데 막상 듣고 보니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랐다. 그저 눈물 감추려 돌아서서 얼른 그 자리를 피해야 했었다.
이토록 사랑할 줄 몰랐었다. 이토록 가슴 아플 줄 몰랐었다. 그저 알고 싶었던 것 뿐인데 정말 이런 기분이 들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때 그냥 그렇게 보내버린 것이 후회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되돌리기엔 이미 시간이 그녀를 너무 멀리 데려와 버렸다. 하지만 그녀는 아직 그 자리에서 반복해 그 말을 듣고 있었다.
갑자기 고요히 흐르던 정적을 깨는 하얀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래, 헤어지자."
이틀이 지나던 날 밤, 그녀가 처음 꺼낸 말이었다.
< # 1 >
그 첫번째, 내가 해줄까?
거뭇 거뭇 해져가는 오후,
작은 커피숖 구석진 창가,
꽤나 우울해보이는 여인 하나가
이미 비어버린 커피 잔만 내려다보며 한숨만 내쉬고있었다.
그녀 올해 22살.
연이라는 이름이 퍽 잘어울리는 여성스러운 외모의 그녀는
무엇이 그리 맘에 않드는지 오랫동안 저리 앉아 있었다.
혼잣말을 들어보니 좀 전에 만났던 남자 얘기를 하는 것도 같았고
또 찬찬히 귀 기울여 들어보면 여태 뭐하고 살았나 후회하는 것도 같았다.
갑자기 울리는 그녀의 벨소리가 그녀로 하여금 고민을 털어놓게 했다. 말하는 투로 봐서는 오래된 남자친구 같았다. 그녀의 고민은 정작 이러했다.
좀 전에 최근에 군대갔다와서 다시 복학한 선배랑 만났단다. 어느정도 친분도 쌓아 가끔 영화도 보고 하던 사이였단다. 그녀도 오늘은 만나기 전에 왠지 분위기가 심상치 않아 나름대로 마음의 준비를 하고 나갔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사귀고 싶다는 얘기를 하단다. 집에서 나름대로 연습했던 yes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미안해만 울렸다는 이야기..
투정부리는 투로 그녀는 친구에게 괜찮은 사람 하나만 소개 시켜 달라고 한다. 스물 둘 해가 가기 전에 기필코 성공하고 싶다는 얘기를 더해가며,
상대편 주위가 시끄러운지 살짝 찡그린 얼굴로 어디냐? 며 묻는다. 마침 우울한 분위기도 풀려는지 흔쾌히 간다는 얘기를 한다.
그녀가 이리저리 헤매고 몇번이고 다시 전화해가면서 찾아간 곳은 어느 번화가 유명한 호프바였다.
들어서니,
그녀의 전화했던 그 친구인 듯 '여기!'라며 불러댄다.
"야 , 너는 여기 몇번 와봤으면서도 그렇게 해매냐? 하긴 천하의 길치 정연 어디 가겠냐 ?"
살짝 뾰루퉁한 표정으로 쳐다보고 있을 새,
그와 함께 있던 친구들이 원래 다들 알고들 있는 사이인지 친근하게 인사를 건낸다. 몇몇 친구들이 하는 말에 의하면 그녀는 원래 타학교 사람인데 그녀의 소꿉친구 덕으로 다들 친하게 지내고 있단다.
그러면서 어느새 분위기는 그녀가 퇴짜 놓아버린 남자 이야기로 돌아간다. 또냐? 느니 불쌍하다 느니 하는 소리를 들어보니 전적이 꽤나 있는 듯 했다.
그도 그러할 것이 확 이쁜 얼굴은 아니지만 은근히 계속 관심가는 얼굴에 귀여우면서 똑똑해 보이는 말투나 행동이 속히 말해 남자들 좀 따랐을 것 같았다.
"그래서 이제는 우리 불쌍한 정민이에게 큐피트를 신청한거야? "
척 봐도 선배 같아 보이는 여자가 그녀에게 묻는다. 정민에게 은근히 미안한 눈치를 주며 그렇다고 대답한다.
"그나저나 이 녀석은 왜 안오는거야 ?"
그녀가 쿡쿡 옆에 있던 정민을 찔러 물어보니 그녀도 들어본 적은 있는 사람이라며 자기도 소문만 무성했지 처음으로 얼굴보는 사람이라며 상당히 학교 내에서 유명한 선배이자 세상에 둘도 없는 바람둥이인데 제대하고 1년간 어학연수 하다가 이번에 복학했다며 얘기한다.
그냥 그렇게 흘러는 가고
판은 마무리가 되어 갈 무렵,
그녀의 어깨 너머로 훤칠하게 생긴 남자 하나가 들어온다.
"이 여자분은 누구셔?"
이미 졸업한 듯한 여자 선배가 지금 몇시냐며 다그친다. 헤헤 거리며 그녀 옆에 자리한 그는 괜찮은 여성분과 데이트 하느라 늦었다고 능청스럽게 대답한다. 그러자 별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여자 선배가 첫 물음에 대답한다.
"착한 연이는 건들지 마렴. 연애경험 하나 없이 바람둥이라도 좋으니 애인 만들고 싶어하는 어린양이란다. 너 같은 능수능란한 사람이 건들였다간 큰일난다."
그는 잠시 동안 말이 없다가,
그녀를 자기 쪽으로 돌린 채 빙긋이 웃으며..
"내가 해줄까 ?"
모두가 경악하는 가운데..
흔쾌히 '감사합니다' 라고 또박또박 말하는..
어리숙한건지 아니면 그 반대인 건지 도통 알수가 없는
그녀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 # 2 >
그 두번째 , 깜짝 선물 .
카페 창가에 앉은 그녀는 뭔가 심통이 났는지 뽀루퉁 하게 앉아있었다. 시켰는지 오래된 듯한 커피를 쳐다보다 다시 창 밖을 봤다가 그러기를 계속해서 반복, 아마도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 보였다 . 꽤나 시간이 또 흘렀을까? 그녀는 안되겠다 싶었는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난다 .
그 때, 카페문의 딸랑 거리는 소리와 함께 들어온 한 남자. 훤 칠한 키에 세련되어 보이는 정장을 입고 나타난 서구적인 미남형의 그는 일어나는 그녀를 보며 걸어가 말을 건다 .
"벌써 일어나는 거야?"
벌써라는 말에 신경이 날카로워졌는지 쏘아 붙인다 .
"벌써요? 네, 벌써 일어나요. 그러는 그 쪽은 왜 벌써 나오시고 그러세요? 딱 10분 정도만 늦게 나오셔도 마주칠 일 없었을텐데 안탑깝네요."
"나는 그 쪽이랑 정식연애를 하는 게 아니라 엄연히 선생님 입장 아니던가? "
그러면서 그는 미소진 얼굴로 종이봉투 하나를 건넨다 .
"이게 뭐예요?"
"정말 몰라서 묻는걸까?"
아무 대답없이 골똘히 생각하는 그녀.
"선물을 받았으면 먼저 열어봐야 하는 거 아닌가요? 아가씨."
"이거 수작이죠? 왜 티비에서 보니까 바람둥이들은 선물 잘들 주던데 .. 맞죠?"
"궁금하지도 않나?"
그녀도 선물에는 약했는지 '궁금해서 열어보는 거예요. 절대 가지고 싶지는 않아요.'란 말을 내뱉는다. 조금 커다란 상자 속에 들어있던 하얀 원피스. 카페에 들어오기 전에 지나쳐오던 옷가게에게 유심히 보고 또 보다가 입어보고 가격안 뒤 절망해서 나왔던 그 원피스였다. 그녀는 그저 멍하니 상자 속만 바라보았다.
"어떤 사람이 유심히 보고 또 보길래 괜히 관심이 가서 덜컥 사버렸지. 괜찮은 옷인가 싶더라구. 잘 어울릴 것도 같고."
"언제 온 거예요?"
그는 씨익 웃으며 대답한다.
"조금 전에."
그 대답에 그녀도 씨익 웃고만다.
"저런, 커피가 다 식었네. 다시 주문해야 겠다."
*
쓴 지는 꽤나 되었지요 .
근데 도저히 저기서 진도가 안 나가네요 .
결말에 중간중간 다 생각나는데 ,
이을려니 맞지가 않네요 . 거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