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쟁이들이 그걸 Existentialism이라니까, Exist(존재하다)라는 말을 어원으로 삼는 합성어인 것만을 틀림없겠지요. 또한 그들 언어의 어원이 많은 라틴어로는 Exsistere라고 한다는데...그 구조가 ex-(밖에)+sistere(서다)니까, 아마 "나가서 서는 데에 사용되는 철학"쯤으로 알아두면 괜찮을 것 같군요.
하하..그러나 무슨 이유인지는 잘 몰라도, 올린 글이...아무래도 무슨 수능시험 같아서, 네 가지 답이 놓인 상황에서 한가지를 빨리 집어가려는 조급함이 묻어나는데..(^_*), 사실 그건 너무 광범위해서 네 가지가 아니라 사십 가지로도 꼭 집어 말씀드릴 수는 없군요. 대강 감 잡으시겠지만, 설마...하고싶은 '존재'에 대한 공부가 한두 달에 끝날 수 있는 '수학I의 정석' 쯤으로 보고 물은 건 아니겠죠?
만약 관심이 있다면..인터넷 검색 사이트 뒤지면 괜찮은 것들이 많이 올라와 있으니, 검색 창에 '실존주의'라고 입력하여..우르르~ 뜨는 페이지들을 한번 쭈욱 읽어보시고..과연 내가 이 공부를 하여야 하고, 할만한 가치를 지닌 것인가, 또는 이것을 무엇 때문에 꼭 배워야 하는가를 스스로 판단한 후, 독서 계획을 세우도록 하세요.
맨 처음.. 키에르케고르의 "죽음에 이르는 병"이라든가 야스퍼스의 "철학"(3권) 등을 읽어보시고, 그 다음 하이데거의 "존재와 시간", 사르트르의 "구토", "존재와 무" 등을 찬찬히 읽어보시면 그 중간에 필요한 자료들도 자연적으로 뒤지게 되어 있습니다. 아~ 참! 이런 책들은 반드시 두통과 경련(하품하며 부르르 떠는 것)을 수반하니, 필히 냉수와 물수건을 옆에 준비하는 거 잊지 말아야 할겁니다. (-_-)
보통 끈기로는 힘들 겁니다. 처음엔 두 줄만 읽으면 잠이 쏟아지니까요. 거기다 예를 들어, 사르트르가 이야기 도중에 헤겔의 어떤 작품을 얘기했다면..또 사르트르보다 더 골치 아픈 헤겔의 책을 뒤져야 합니다. 그걸 이해 못하면 그 뒤의 글을 이해할 수 없으니까요. 한 번 읽고 이해가 된다면 거의 神이라 불릴 만 할겁니다. 아마 책갈피가 너덜거릴 때쯤 어느덧 귀밑머리에 허옇게 내린 서리를 보고 깜딱 놀라게 될 겁니다..(^_^)
그러나 너무 겁먹지는 마세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쨌든, 가타부타, 죽으나 사나, 그 공부가 본인의 生에 간절하게 필요한 것이고, 반드시 이루지 않으면 안될 사안이라면, 그 고통스러운 책읽기의 어느 과정에서, 본인은 허우적거리느라(*_*) 그 순간의 위치를 알 수 없어도, 갑자기 실존이라는 물에 본인의 몸이 둥실 뜨는 기분을 느낄 겁니다.
그러나 그때도 너무 좋아하지 마세요. (-.-) 그런 학문은 그냥 떠있거나 손발만 대강 놀려서 될 일이 아니라, 끊임없는 사색과 손발놀림이 동반되지 않으면 즉시 혼돈으로 가라앉고 마는 것이라서, 어쩌면 손발고생과 더불어 머리고생까지 하나 더 늘었다고 푸념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 한가지는, 그리하지 않았다는 것과 그리했다는 것에서 오는 고통의 종류는 그 기본부터 판이하게 다르다고 첨언하면서...Good Lu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