洪聖民(1536-1594), 蜀犬日設
"세상 사람들은 말한다. 용촉의 남쪽에는 항상 비가 많고, 그곳의 개는 해를 보면 짖는다고,
그러나 그것은 감히 해에 대해 짖는 것이 아니라 그 이상함을 보고 짖는 것이다. 이 개는 촉(蜀) 땅에서 나고 촉 땅에서 자라 다만 본 것이라곤 촉의 하늘 뿐이요. 촉 이외의 하늘은 보지 못했고, 다만 촉 땅에 항상 비가 많은 것만을 알았지 촉 이외의 곳에 항상 해가 있는 줄은 몰랐다. 그래서 비가 내리면 정상이라고 여겼고, 해가 나면 정상이 아니라고 여겼다.
정상이 아닌 것은 이상한 것이요, 이상한 것을 보고 짖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어찌할거나.
하늘을 우러러보면 늘 비가 내리고 어둑어둑하니, 항상 그러함에 눈이 거기에 익숙해지고 그것이 습관이 되어 마음이 절로 편하게 되었다. 그러다 그 어둑어둑한 기운이 조금 걷히고 해가 나오면 눈으로 보는 것이 이런 것은 매우 드물었기에 자신의 습관이나 익숙한 것에 비추어 보면 이는 잘못된 것이었으니 마음이 절로 놀라고, 놀람에 어찌 짖지 않을 수 있겠는가. "
세상 사람들은 모든지 자신의 가치기준에 의하여 사물을 보는 경향이 있다.
그것은 개인적이든, 혹은 집단적이든 간에 구별 없이 행해지고 있다. 자신과 혹은 집단과 상반되는 생각이나 행동을 보이는 누군가가 나타나게 되면 그들은 이상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그들과 다르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배척할 소지는 충분히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이 볼 때에 개성적인 사람은 비정상적이고 이상하게 비춰진다. 다수의 군중들 속에서는 그러한 경향이 더욱 심각하다.
개성이 없고 획일화된 무리들 속 인간들의 모습이 오히려 비정상적이고 이해되지 않을 수도 있는데, 오히려 개성적이고 조금은 특별한 모습을 지닌 사람들이 그들의 이기적이고 편협 된 생각 때문에 비정상 인으로 치부되고 있는 실정이다.
위의 글은 그러한 편파적이고 획일적인 세상 속에 다른 모습의 진실이 있을 수도 있으며,
또 그러한 모습을 인정하려는 사람들은 극히 적으며,
자신만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비슷한 사람들끼리 무리 지어 하나의 거대한 여론이나 가치관을 조성하며,
그렇게 해서 이루어진 가치가
마치, 진실처럼 굳어져 버려 하나의 의식이 되 버릴 수도 있다는 사실을 풍자하고 있다.
문.사 식구들은 넓은 아량으로 개성을 존중해 주세요~
다르다는 것은 배척할만큼 나쁜것이 아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