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사람이 없었으면....
하루종일 아픈 이를 악 물고 있어야 했다. 얼음찜질로 부은 내 얼굴을 문지르면서 거울을 보니 내가 참 안됐다는 생각이든다.
너무 아파서..날 너무 아프게 해서 빼어낸 사랑니지만, 그 자리에 없는데도 여전히 날 아프게 하고 있다.
텅 비어버린 이가 빠진 자리에 지혈을 위해 가아제를 물고 몇시간을 있어야 했다..계속 흐르는 피..입안에 느껴지는 그 피 비린내가 너무 싫었다.
치과의사선생님이 이런 말을 했다..
" 앞으로 고생하지 않을거예요..아예,빼버리고 나면 걱정할 일이 없지요.."
그 말이 맞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집으로 왔다..
사랑니를 뺀것 처럼..내 맘의 사랑하는 사람도 그렇게 빠졌으면 하는 그런 생각을 했다.
당시엔 아프지만..빼고나면 나중엔..아주 나중엔 날 아프게 하지 않도록...그렇게 피가나더라도..내 맘을 찢어 피를 내더라도 그렇게 사랑하는 사람도 없어졌으면 얼마나 좋을까...
사랑니가 빠진 자리는 그대로 비어있을수 밖에 없다..
아무도 새 이를 넣지 않는다...
사랑하는 사람을 잊고,그 자리에 아무도 들어오지 않았으면 좋겠는데...그냥 비어두고 더이상 기다리는 일도,아파하는 일도 없었으면 좋겠는데...
그럴수는 없는것인가...
외로움이라는것..그대로 날 적셔버려서...내가 느끼지 못하길 너무나 긴시간동안 바라고 있지만, 그것은 내 바램뿐이었다..
사랑니는 다시 나지 않는다...
한번 빼버리면 그 자리는 영영 빈 자리로 남는다...
사랑하는 사람을..아니 사랑했던 사람을 떠나보내길 원하는 내 맘...
그 자리도 영원히 비어있을수는 없을까...
또다른 누군가를 그리워하고 있다는 것이 싫다...
나도 모르는 사이 그렇게 누군가를 그리워하고 있었다..
가식적인 나의 모습...어떻게 또다른 사람을 맘에 둘수 있단 말인가...
난 사랑을 모른다...
사랑을 알고 싶지도, 알게되지도 않을것 같다....
나에게 사랑은 언제나 그렇게 낯설다..
- 자작나무님 -
예전에 이분의 글을 참 좋아했는데 이젠 안오시나봐요..
얼굴 한번 뵌적 없지만 이분의 글을 읽다 보면 따뜻함이 많이 묻어나서
참 좋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