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소식 전해 들었습니다
우리 못 본지 벌써 7년인데
얼굴이 몹시 안되었더라고
그동안 크레 앓아 몹쓸 수술까지 받았다고
사람들과도 잘 만나지 않는다고
내 얘기 듣고 말없이 울기만 하더라고
바보같이... 바보같이...
그렇게 혹독하게 시대앓이를 하다니
그냥 좀 살지 몸이라도 챙기지
다들 돌아가 따뜻한 자리를 잡는데
누구보다 치열하게 살았고 다 바친 그대가
왜 바보같이 정말 바보같이
나도 가끔은 웃으며 사는데
그래 내가 힘들까 봐 엽서 한장 없었나요
혼자서 여린 몸에 그 패배를, 가혹한 상처를
그렇게 지독히 앓아야만 했나요
누구보다 빛나는 재능과 아름다움이 아까웠어요
맑은 열정과 가능성이 너무 아까웠어요
그래서 그 ?치울 때까지만 좀 떨어져 하라고 했던 거에요
그런데도 울며 꽃 꺾어 던지며 현장으로 수배길로 오시더니
이렇게 쓰러지자고, 피투성이로 망가지자고
한사코 조은 길만 골라 걸으셨나요
이제는 더 울지 마세요
슬픔도 착함도 버리세요
떨리는 기다림도 버리세요
남들처럼 대충 잊어버리세요
그대 안의 나도 지워버리세요
많이 늦었지만 따뜻하게 둥그렇게
이젠 부디 행복하세요.
바보같이... 바보같이 ...
아아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
꽃같이 싱싱하던 그대가 아니라
다시는 필수 없는 흘러간 꽃이라도
그대의 좌절 그애의 상처 지금 그 모습 그대로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
내 남은 목숨이 다하도록
멀리서... 곁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