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에게 무엇이 되어 : 예반
누군가에게 무엇이 되어
슬프도록 날씨가 좋은 날이면
생각나는 얼굴이 되고 싶다
늦은 비가 땅을 파고 있는 새벽에도
선뜻 다이얼을 돌릴 수 있는
전화번호의 주인이 되고 싶다
교양이 있는 사람이거나
특별히 무얼 잘하는 사람이라고
나를 아는 이들에게
기억되기 보다는
무던하고 포근한 솜이불 같은
평범한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
추운 겨울을 따뜻하게 덮어주고
가경동에서 시청까지
아무말 없이 걸어도
심심하거나 부담스럽게 생각되지 않는
포근한 색상을 가진 아이라고
이름 지워 불리고 싶다
그런 색을 가지고도
가진 것을 모르는 아름다움 또한
지닌 자로 남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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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경동은 우리동네 시집은 선물로 주어서 원문은 기억이 안남! 후후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