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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시 모음> 이남일의 '추석날' 외

     날짜 : 2013년 09월 18일 (수) 5:03:15 오후     조회 : 2506      

<추석 시 모음> 이남일의 '추석날' 외

+ 추석날

잘 이룬 차례상을 올리고
풍성하게 익은 사람들의 목소리가
하늘보다 높은 날

꿈을 못 이룬들 어떠랴.
조금 늦어진들 어떠랴.
꽃향기보다
언제나 꽃 피우는 시간은 길었다.

우리는 이루는 것보다
이루기 위해 살지 않았는가.
이룬 기쁨보다
땀 흘린 시간에 감사하는 날
(이남일·시인, 전북 남원 출생)


+ 추석

추석이 임박해 오나이다
어머니!
그윽한 저----
비밀의 나라에서
걸어오시는 어머니의
고운 발자국소리
멀리서 어렴풋이
들리는 듯 하오이다.
(오상순·시인, 1894-1963)


+ 대추 한 알

저게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태풍 몇 개
저 안에 천둥 몇 개
저 안에 벼락 몇 개

저게 저 혼자 둥글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무서리 내리는 몇 밤
저 안에 땡볕 두어 달
저 안에 초승달 몇 날
(장석주·시인, 1954-)


+ 추석 날 아침에

고향의 인정이
밤나무의 추억처럼
익어갑니다

어머님은
송편을 빚고
가을을 그릇에 담아
이웃과 동네에
꽃잎으로 돌리셨지

대추보다 붉은
감나무잎이
어머니의
추억처럼
허공에
지고 있다
(황금찬·시인, 1918-)


+ 추석

밤하늘 하도 푸르러

선돌바위 앞에 앉아 밤새도록 빨래나 했으면 좋겠다
흰 옥양목 쳐대 빨고 나면 누런 삼베 헹구어 빨고

가슴에 물 한번 끼얹고
하염없는 자유형으로 지하 고성소까지 왕복했으면 좋겠다

갔다 와도 또 가고 싶으면 다시 갔다 오지

여태 살았지만
언제 살았다는 느낌 한번 들었던가
(이성복·시인, 1952-)


+ 추석

성묘를 간다
가시나무 많은 산을
꽃 차림 하고 줄지어 오르고 있다

맨 앞엔 할아버지가
그 뒤엔 아버지가 가며
굵은 가시나무 가지라면 젖혀 주고
잔가지라면 부러뜨려 주고……

어린 자손들은 마음놓고
산열매도 따며
산길을 오르고 있다
도란도란 말소리가 흐르고
그렇게 정이 흐른다

산 위에 동그랗게 꽃 줄을 내는 일가족
오늘밤엔 꼭 요 모양인
달이 뜨겠다
(성명진·시인, 1966-)


+ 추석  

굵은 철사로 테를 동여맨 떡시루
어매는 무를 둥글납작하게 썰어 시루구멍을 막는다
쌀가루 한 둘금 그 위에 호박고지를 깔고
쌀가루 한 둘금 그 위에 통팥 뿌리고
쌀가루 한 둘금 그 위에 낸내 묻은 감 껍질 구겨넣고
쌀가루 한 둘금 그 위에
자식들 추석옷도 못 사준 속 썩는 쑥 냄새 고르고
추석 장만한다고 며칠째 진이 빠진 어매
큰집 정짓문께 얼쩡거린다고 부지깽이 내두르던 어매
목 당그래질 해대는 것이 무지개떡 쇠머리찰떡만은 아닌지
쌀가루 이겨 붙인 시루뽄이 자꾸 떨어지는지
타닥거리며 타오르는 불길 앞에서 어매는
부지깽이 만지작거리며 꾸벅꾸벅 존다
(이병초·시인, 1963-)


+ 추석 무렵

흙냄새 나는 나의 사투리가 열무맛처럼 담백했다
잘 익은 호박 같은 빛깔을 내었고
벼 냄새처럼 새뜻했다
우시장에 모인 아버지들의 텁텁한 안부인사 같았고
돈이 든 지갑처럼 든든했다

빨랫줄에 널린 빨래처럼 평안한 나의 사투리에는
혁대가 필요하지 않았다
호치키스로 철하지 않아도 되었고
인터넷 검색이 필요 없었다
월말 이자에 쫓기지 않아도 되었고
일기예보에 귀 기울일 필요가 없었다

나의 사투리에 흙냄새가 나던 날들의 추석 무렵
시내버스 운전사의 어깨가 넉넉했다
구멍가게의 할머니 얼굴이 사과처럼 밝았다
이발사의 가위질 소리가 숭늉처럼 구수했다
신문 대금 수금원의 눈빛이 착했다
(맹문재·시인, 1965-)


+ 추석날  

구두를 닦는다, 아버지
토방 그늘에 쭈그리고 앉아

조심스레 문지른다
툇마루에 올려놨던 살핏줄 내음
박사 따온 오진 자식 그 애린 볼 부비듯이

'즈이 어미 살았으면 오죽
좋아하랴만' 쓰잘데 없는 생각
털어 버린다 솔질 한 번 더 한다

"느그들이 온께 사람 사는 집 겉다 잉? 허허"
남의 땅에서 태어난 손주놈 잠자리처럼
마당 휘젓고 다니는 모양, 눈에 꽉 차올라

구두를 닦는다 그저 자식놈 구두만 닦는다
곡식 가마니 져 나르던 휘어진 등허리에
추석날 기우는 햇살 미어지게 실어 나른다
(고명·시인, 전남 광주 출생)


+ 추석 지나 저녁때
  
남의 집 추녀 밑에
주저앉아 생각는다
날 저물 때까지

그때는 할머니가 옆에
계셨는데
어머니도 계셨는데
어머니래도 젊고 이쁜
어머니가 계셨는데

그때는 내가 바라보는
흰 구름은 눈부셨는데
풀잎에 부서지는 바람은
속살이 파랗게
떨리기도 했는데

사람 많이 다니지 않는
골목길에 주저앉아 생각는다
달 떠 올 때까지.
(나태주·시인, 1945-)


+ 추석(秋夕)

가을이 깊어 갈 무렵
해마다 추석은 돌아온다

가을이 깊어 가듯
우리의 삶도 깊어 가라고

마음 나날이 깊어지고
사랑 또한 묵묵히 깊어지라고

해마다 추석은
가만가만 속삭인다.

한번 왔다 가는
하나같이 가엾은 것들

세상의 모든 생명
넉넉히 품어 안으라고

아낌없이 사랑하고
뭐든 용납하고 용서하라고

추석날 둥근 보름달은
조용조용 이야기한다.
(정연복·시인, 1957-)

* 엮은이: 정연복 / 한국기독교연구소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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