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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모스를 노래하는 시 모음> 정연복의 '코스모스' 외

     날짜 : 2013년 09월 18일 (수) 1:29:00 오후     조회 : 2108      

<코스모스를 노래하는 시 모음> 정연복의 '코스모스' 외  

+ 코스모스

국화과에 속한 한해살이풀
꽃말은 순정(純情)

그러니까 너는
단 한 해를 살면서도

순수한 감정의
꽃 하나로 피고 지는 거지

단순하면서도
깊은 한 생(生) 살다 가는 거지.

씽씽 불어오는 바람에도
불평 한마디 없이

아픔도 괴로움도
안으로 고이 감추고

길고 가느다란 몸
살랑살랑 춤추는

티없이 밝은 성격의
명랑한 아가씨.

신(神)의 맨 처음 습작이라는
이야기가 전해져

더 정답게 느껴지는
동구(洞口) 밖 사랑의 파수꾼.
(정연복·시인, 1957-)


+ 코스모스

다소곳한 얼굴

속눈썹 드리운 가슴은
오래 전에 일렁이는
그리움

숨쉬는 공기마저
향기가 된다

청초한 여인의
갸름한 목덜미를 타고
한 송이 꽃이 된다

옷섶에 묻어있는 햇살마다
환한 사랑이 되어
알알이 익어가는
어여쁜 가을이 된다
(안희선·시인)


+ 코스모스 꽃길

코스모스 꽃길을 걸어가면
발자국엔 고운 꽃물이 고여요.

코스모스 꽃길을 손잡고 가면
손바닥엔 연분홍 물이 들지요.

코스모스 꽃길을 지나오면
책가방 가득 꽃내음이 담겨요.
(오순택·아동문학가, 1942-)


+ 코스모스는 아무것도 숨기지 않는다

몸이 가느다란 것은 어디에 마음을 숨기나
실핏줄 같은 이파리로
아무리 작게 웃어도 들키고 만다
오장육부가 꽃이라,
기척만 내도 온 체중이 흔들리는
저 가문의 내력은 허약하지만
잘 보라
흔들리면서 흔들리면서도
똑같은 동작은 한 번도 되풀이 않는다
코스모스의 중심은 흔들림이다
흔들리지 않았다면 결코 몰랐을 중심,
중심이 없었으면 그 역시 몰랐을 흔들림,
아무것도 숨길 수 없는 마른 체형이
저보다 더 무거운 걸 숨기고 있다  
(이규리·시인, 1955-)


+ 코스모스 연가

워낙 수줍음이 많아서
성급하게 몸을 열어주지 못했어요

곁눈질로 슬쩍 쳐다보기만 하고
지나가는 신작로에 자리잡고서
날 매만져 주고 가꾸어 주지 않아도
깊게 뿌리 내리지요

가을 햇살과 벗하고 싶어
발돋움 하다가 가녀린 몸매에 키만 컸어요

알몸으로도 바람을 껴안을 수 있고
옅은 향기로도 마음껏 폼을 내며
시선을 끌어당깁니다

스치는 차들이 심술로 뿜어내는
먼지를 뒤집어쓰면서도
그대 다니는 길에 순정으로 꽃길 밝히어요
(황라현·시인, 전남 해남 출생)


+ 코스모스에 바침

그 어디 한(恨)서린 혼령들 있어
외로운 들녘
눈물처럼 무리져 피어났는가

가도 가도 저만치서 손을 흔드는
베일을 휘감은 비밀의 전설

오늘은 그대 떠나보내고
내일은 또 너희 누굴 위하여
가지마다 여윈 손 흔들어 주어야 하나

어느 서럽고 야속한 땅에
그리운 한 목숨 그렇게 있어
저절로 붉게 붉게 울어야 하나

꺾지 못할 질긴 모가지,
차마 이승을 뜨지 못한 듯
빗물만 그렇게 마시고 선 듯

그 어디 한(恨) 많은 혼령들 있어
소낙비 스쳐간 들녘
눈물처럼 통곡처럼 피어났는가
(홍수희·시인)


+ 코스모스

여덟 꽃잎의 무게를
가누기에도 힘겨워
가는 허리는 벌스럽다

미풍 한 자락에도
흔들려야 하는
외다리 발돋움은
서러웠다

잠시 벗하던
머리에 인
구름 한 자락 떠나가면
와줄 이 없는 길목
지키고 서서
먼 계절
思鄕譜를 꽃으로 뜯는다
(류정숙·시인)


+ 작은 코스모스 한 송이

긴긴 겨울을 보내고
그때는 몰랐어요
조그만 씨앗이 꼼틀꼼틀 눈뜰 때

움이 돋고 싹이 나고
파란 하늘을 처음 보았을 때
환한 햇빛을 처음 보았을 때
그때까지는 몰랐어요.

세상이 이토록 힘들다는 것을
세상이 이토록 눈물겨운 것을

산비탈 메마른 바위틈에서
작은 씨앗 하나가
싹이 나고 잎이 피고 꽃이 필 때까지

봄이 지나고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되어
겨우 겨우 한 송이
딱 한 송이 코스모스로 필 때까지

하느님
정말 힘들었어요
산비탈 바위틈
메마른 곳에서
가뭄에 목이 타고
배고프고
외로웠어요.

얼마나 힘들게 버티었는지요
얼마나 외롭게 버티었는지요

그나마 밝게 햇빛이 비춰 주었기에
푸른 하늘이 있었기에
그 하늘로 날아가는 새들이
엄마 자장가처럼
사랑스럽게 노래 불러 주었기에
밤이면 별빛이 반짝거렸기에

조그맣고 앙증맞은
분홍빛 코스모스 한 송이
어른 손 한 뼘만 한
작은 키지만
딱 한 송이 꽃이지만

예쁜 분홍빛 코스모스는 피었어요
여덟 장 깨끗한 꽃잎과
노란 꽃술이
가을 햇빛에 수줍게 수줍게
웃을 수 있었어요.

고통으로 만든 꽃술과
눈물로 이겨 낸 씨앗들이
꽃술에 소복이 맺혔어요.

  --아가야
  코스모스 작은 꽃 아가야
  장하구나
  장하구나

가을 찬이슬이 내리던 밤
세상 모든 생명이 다시 겨울잠이 들 때
하느님이 그러셨어요.

   --아가야
   코스모스 작은 꽃 아가야
   장하구나
   장하구나

하느님이 조용히
조용히
그러셨어요.

(어느 산자락 외진 바위틈에 조그만 코스모스는 그렇게 피어 있었습니다)
(권정생·아동문학가, 1937-2007, 충북 충주성모학교 50년사 축사)


+ 아내와 코스모스

연분홍 코스모스 더미 속에서
아내가 웃고 있다

분홍빛 루즈를 칠한
입술 사이로

하얀 이빨 가지런히 드러내고
고운 눈웃음을 짓는다.  

가을꽃 코스모스
가을에 태어난 아내

둘은 참 잘 어울린다
찰떡궁합 같다.

여덟 장의 꽃잎 벌려
코스모스가 활짝 웃고

아내도 덩달아
밝게 미소짓는 모습을 보니

올 가을에는
좋은 일이 많이 있겠다.
(정연복·시인, 1957-)

* 엮은이: 정연복 / 한국기독교연구소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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