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커뮤니티 ( 커뮤니티 > 두런두런 )
· 부담없이 자유롭게, 슬픈 이야기도 함께, 때로는 진지하게 !!
하루가 가네요
날짜 : 2009년 09월 25일 (금) 0:39:48 오전
조회 : 2671
사실 하루가 절실하지 않아도
하루가 성실하지 않아도
하루가 활기차지 않아도
하루가 후회로 가득해도
누가 뭐라하지 않는다는 걸 깨달아 갈 때쯤 저는 합법적으로 술을 마시기 시작했답니다.
그러니깐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보다는 조금 시간이 흐른 때입니다만
하루의 성실함이 지켜지지 않을 시
하늘에서 번개가 내려쳐 제 정수리에 박히거나
꿈에 돌아가신 할아버지께서 현몽하셔서 '네 이놈'하시거나
앞으로 여자친구도 생기기 않는 저주에 걸린다거나
원인불명의 불치병 또는 심인성 좌창 또는 뾰루지가 생긴다거나 하는
기상천외의 무시무시한 두려움이 사실은 현실화되기에는
까마득한 논리의 비약과 천재일우의 기연이 닿아 제가 천생연분을 만날만큼의
확률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는,
외로워지더군요.
사람을 알면 알 수록 또래의식이라고 하는 친근함과 감화력에 홀연히
제 시간을 소비하는 것에 전혀 개의치 않았구요
나에게만 적용되는 것 같았던 고민과 역경의 흔적들을
다른 사람에게서도 확인되어 서로의 이야기 속에 녹여 풀어 헤칠 때에는
저 자신도 모르게 변화되어 간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아, 이게 어른이 되어 간다는 것이구나 라고 생각했더니
스스로에게 무책임한 시간을 보낸 업보는
지금에 와서 높은 금리의 이자를 등에 업고 제게 많은 책임과 역할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미 알아버린 인연의 끈을 놓치기엔 저의 기질이 워낙에 오지랖과 잔정이 많은 터라
시간과 공간이 낳는 절대적인 한계와
그것을 적극활용하여 어짜피 우매한 인간으로서 인생의 재미를 느끼며 살아가기 위한 방법을
고찰하고자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9년 전, 홀로서기를 동경하던 소년은
이제서야 홀로서기를 알게 되었지만 씁쓸함을 감출 수가 없음은
그것이 끝인 줄만 알았던 걸음이 알고보니 사실은 더욱 가파른 언덕인 것을 보아버렸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하루가 가는 것이 예전같지 않고
스스로의 욕심에서 좀 더 이쁜 색깔을 넣었으면 좋았을 걸 하는 아쉬움만 남습니다.
그리고 저는 다시 돌아왔습니다.
....사실 소주 8병에 대한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글을 시작했지만
생각해보니 술을 마신다는 것은,
첫째 알콜은 인류의 적이므로 당연무쌍하게도 모두다 마셔서 위기의 인류를 구해야 한다.
둘째 오랜만에 만나는 사이엔 당연히 그러기 위해 만나는 것 처럼 술로 못 나눈 세월을 기려야한다.
셋째 프리형이나 나나 둘다 술을 좋아하고 그만한 주량이 받쳐준다.
넷째 그래도 내가 더 마셨다 :P
ㅋㅋㅋ 좋은 하루들 보내시기 바랍니다.
09.25
아, 준석오빠다 ㅋㅋ
09.25
홀로서기를 동경하는 청년이 여기 한명 더 있소 ㅋㅋ
준석이 장하다 !! 장해 ㅋㅋ
09.25
^-^ 이런.... 술을 8병이나 먹은 이유가 참 가상하여라~~~ㅋㅋㅋ
먼길을 가려는 사람은 신발끈을 고쳐매게 되지.
문사에서 신발끈을 고채매고 가는것도 나쁘지 않다. 그리고 더러 살고있는 현장에서....
09.25
ㅋㅋㅋㅋ 뭐 결국은 소주 8병을 나눠마셨는데 니가 더 많이 마셔서 잘났다? 이거냐고 ㅋㅋㅋ
얘봐라 ㅎ
모든 게 인정하면 쉬워지더라, 나는.
사람은 누구나가 외롭잖아. 외롭다는 걸 인정하고 나면 그게 쓸쓸함으로 날 무너트리는 일은 없는듯.
그리고 너만큼이나 오지랖으로 살아온 내가, 요즘 들어 하는 생각을 정말 좔좔 써놓은 듯.
요즘 들어 그런 생각이 들어.
내가 그 오지랖을 피우지 않아도 저 사람들은 잘 살아나갈텐데, 나는 왜 오지랖이라고 불리는 그것을
이렇게 행하고 있는 것일까?하고. 크크
그래서 난 만남을 좀 줄이고 있어. 거절하는 법도 배우고 있다지.
아직 젊다. 그리고 난 어리지.ㅎ
그렇게 단단한 어른이 되어야하는 거 같아.
09.25
오빠 봐라 ㅋㅋㅋㅋ 아, 오빠 마지막에 말 센스.
ㅋㅋㅋㅋ 다시 마음 잡는 거 중요한 것 같아요~
중간 중간의 휴게소에서 확실하게 도끼날을 갈고 닦(....)는건 위험할테고.
어쨌든 :) 또래집단 그런 거 저도 동경하고 있지만~ 뭐 어때요, 더 좋은 사람들을 만나면 되는 거 아니겠어요.
어쨌든, 술을 8병을 나눠 마시는데 더 많이 마셔서... 라는 ㅋㅋ 우스운 논리 ㅋㅋㅋ
와 함께 그래야만 하는 이야기들 ㅋㅋㅋ 아아, 이런 이런 말 자체가 센스가 넘쳐나는군요, 오빠는. ㅋㅋ
09.25
홀로서기의 쓸쓸함을 알아버렸다라...
아직 홀로서기를 동경하는 사람으로써 살떨리는 말이긴 하지만
그래도 저도 열심히 살아서 홀로 서렵니다.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