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떡갈나무 *
안재동
숲속 떡갈나무들 왠지 화가 나
심각하게 서로 등 대고들 섰다
더 이상 할 말조차 없다한다
옆에 선 소나무 왈,
그렇다면 방법은 두 가지 뿐
뒤돌아서 마주 보든가
그대로 앞만 쳐다보고 살든가
위에서 바라보던 구름 왈,
방법은 또 있지
내가 비되어 내려가
흥분된 가슴들 가라앉혀 줄께
지나가던 바람 왈,
방법은 또 있지
서로 화 풀려 마주 볼 때까지
내가 다들 잘 타일러 볼께
숲속 떡갈나무들은 그래서
비가 오거나 바람이 불 때면
노상 요란한 소리를 낸다
귀 기울이면